[트렌드+] '衣食住' 팝니다, 가정집에서

입력 2015.12.23 03:00 | 수정 2015.12.23 09:25

- '라이프스타일 스토어'
옷·가구 등 팔고 꽃집 운영까지… 생활 전반의 제품 두루 판매
편한 분위기 위해 집을 매장으로

#1. 그릇가게, 꽃집, 카페가 함께 있는 복합문화공간 '아뜰리에앤프로젝트'는 지난해 5월 서울 청담동으로 이전했다. 지은 지 30년 넘은 2층 주택이다. 뜯어 고치지 않고 집 그대로의 느낌을 살렸다. 덕분에 이곳에 가면 아는 사람 집에 놀러가 주인이 사용하는 살림살이를 구경하는 느낌이다. 실제로 2층에 있는 카페에서는 1층에서 판매하는 잔이나 접시, 그릇에 케이크나 커피를 담아낸다.

서울 청담동 복합 문화 공간‘아뜰리에앤프로젝트’(위 사진)는 지은 지 30년 넘은 2층 주택을 뜯어고치지 않고 집 느낌을 그대로 살렸다. 원목 가구 브랜드‘비플러스엠’도 연남동에 있는 오래된 주택을 매장으로 쓴다. 이곳 직원들은 자사 주방 가구가 설치된 2층 주방에서 실제로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서울 청담동 복합 문화 공간‘아뜰리에앤프로젝트’(위 사진)는 지은 지 30년 넘은 2층 주택을 뜯어고치지 않고 집 느낌을 그대로 살렸다. 원목 가구 브랜드‘비플러스엠’도 연남동에 있는 오래된 주택을 매장으로 쓴다. 이곳 직원들은 자사 주방 가구가 설치된 2층 주방에서 실제로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김성윤 기자·장련성 객원기자
#2. 원목가구 브랜드 '비플러스엠'은 서울 연남동 30평짜리 오래된 주택을 매장으로 쓴다. 가구를 전시하는 매장이자 직원들이 일하고 생활하는 공간이다. 1층 거실에서는 직원들이 테이블에 노트북을 놓고 일하고, 2층 주방 식탁에서 식사한 뒤 싱크대에서 설거지한다. 가구와 함께 쿠션·침대보·그릇·수저 등 살림에 필요한 다양한 제품을 갖추고 있다.

집을 그대로 매장으로 활용하거나 집처럼 꾸미는 업체가 늘고 있다. 서울 용산구 소월로에 있는 '키이츠 호텔'은 2층주택을 개조해 1층은 카페·음식점, 2층은 바버숍(이발소)·원예 공간으로 활용하는 복합 매장이다. 20~30대 남성을 겨냥한 의류 브랜드 '시리즈'는 이태원에 매장을 열면서 '남자의 방'이란 주제로 상품 구색을 갖췄다. 화장품부터 가구, 액자, 인테리어 소품까지 남자가 집에서 사용하고 집안을 꾸미는 데 필요한 제품들로 매장을 채웠다.

2층 집을 개조한‘키이츠 호텔’은 카페와 레스토랑, 이발소, 맞춤 옷집이 함께 있고 파스타, 커피원두, 두발 관리 제품도 판다.
2층 집을 개조한‘키이츠 호텔’은 카페와 레스토랑, 이발소, 맞춤 옷집이 함께 있고 파스타, 커피원두, 두발 관리 제품도 판다. /김성윤 기자
이름하여 '라이프스타일 스토어'다. 옷이면 옷, 가구면 가구, 그릇이면 그릇 등 한 가지 물건만 파는 게 아니라 의식주(衣食住) 전반에 필요한 제품을 두루 판매하는 형태로 진화하는 중이다. 아뜰리에앤프로젝트에서 꽃집을 맡고 있는 윤혜경 플로리스트는 "한 종류의 제품만 파는 곳은 상품을 최대한 많이 그리고 효율적으로 진열하게끔 디자인된 매대가 어울리겠지만, 우리처럼 라이프스타일을 두루 다루기엔 가정집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라이프스타일 매장은 스웨덴의 홈퍼니싱(home furnishing) 기업 이케아가 국내시장에 진출하면서 더욱 늘어났다. 홈퍼니싱이란, 가구는 물론 각종 인테리어 제품을 함께 일컫는 말. 한마디로 '집을 꾸미는 데 필요한 모든 물건'을 뜻한다. 이케아코리아 전민아 홍보실장은 "이케아에서는 실제 가정을 방문해 어떻게 꾸미고 생활하는지를 관찰한다"며 "이를 통해 각 가정에서 필요한 제품이 무엇인지 파악해 테마별 쇼룸으로 보여주고, 소비자들은 쇼룸에서 인테리어 팁과 통찰을 얻는다"고 했다. 집 꾸미는 데 필요한 물건을 팔면서 동시에 라이프스타일도 제안한다는 얘기다.

'트렌드 코리아' 저자인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비즈니스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아이템(제품) 영역 구분이 무너지고 이종(異種)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일 제품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제안하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플러스엠 고혜림 대표는 "우리는 단순히 가구를 파는 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고 판매한다"면서 "가구 보러 왔다가 우리의 디자인이나 철학에 마음에 든 손님들이 새로 이사하는 집 전체 인테리어를 맡기기도 한다"고 전했다.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아뜰리에앤프로젝트에서 만난 회사원 이영주씨는 "기존의 매장처럼 '(제품을) 사라'고 강요하는 느낌이 아니라 '천천히 둘러보고 필요하면 구입하라'는 것 같아 마음 편하다"고 말했다. 김난도 교수는 "가정집 흔적을 살린 공간을 매장·카페·레스토랑으로 활용할 경우, 집에서 쇼핑이나 외식을 한다는 색다른 경험을 소비자에게 제공한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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