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직원들이 1998년 4월 경기도 양주시 야산에서 잣나무를 심는 모습.

"전 국토가 사막화되고 있던 위기에서 벗어나 반세기 만에 산림녹화를 성공시킨 예는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이배용)이 올해 광복 70년을 맞아 정치, 외교 안보와 통일, 경제, 문화, 산림녹화 등 분야별로 현대사를 재조명한 '광복 70주년 기념 과제'(전 5권)를 발간했다. '한국의 산림녹화 70년'의 대표 집필자인 이경준 서울대 명예교수는 22일 간담회에서 "한국은 분단과 6·25전쟁에 따른 파괴와 가난을 딛고 울창한 산림을 조성하는 '녹색 혁명'에 성공했다"면서 "친(親)환경 산림녹화는 경제 발전, 민주화와 더불어 한국 현대사의 대표적 자랑거리"라고 말했다.

그는 "새마을운동의 근면·자조·협동 정신도 기원을 찾아서 올라가면 산림녹화와 맥이 닿는다"고 말했다. 1950년대 산주(山主)와 지역 주민들이 공동 설립한 산림계(山林契)는 전국 2만여 마을로 확산됐다. 당시 상부상조 정신을 바탕으로 조림 사업과 온돌·아궁이 개량 사업에 나섰던 전통이 새마을운동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1970년대 새마을운동을 맡았던 내무부는 정부 조직법을 고쳐 산림청을 내무부 산하로 이관하고 산림녹화 사업과 새마을운동을 연계해서 추진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산림녹화의 성공 요인 가운데 하나로 1973년 도입된 '검목(檢木) 제도'를 들었다. 봄에 계획했던 숫자만큼 제대로 나무를 심었는지 가을에 확인하는 이 제도는 '불도저'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김현옥 당시 내무부 장관이 추진했다. 이 교수는 "사전(辭典)에도 없었던 이 제도 덕분에 옮겨 심은 나무가 제대로 살아남는 활착률(活着率)이 향상됐다"고 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 북한의 조림 사업을 추진할 때에도 한국의 과거 성공 사례를 참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내년에도 한국의 교육·의식주·스포츠·여성과 가족 등 4권을 더 발간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영어로 번역해서 해외 보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배용 원장은 "드라마·가요에서 출발한 한류(韓流)에 대한 관심을 전통문화와 역사로 넓히려면 한국학 관련 교재부터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