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운전자의 40%가 보복운전을 당한 경험이 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은 앞에서 천천히 갔기 때문에 보복운전을 당했다고 응답했다.

18일 한국교통연구원이 지난 8월 운전자 10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0.6%가 보복운전을 당한 경험이 있고 14.3%가 보복운전을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가장 흔하게 당한 보복운전 유형으로 경적을 울리며 쫓아오는 행동(44%)을 꼽았다. 전조등 켜기, 욕설하기, 앞으로 추월해 가로막기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전체 운전자의 1.5%는 신체적 폭력을 당하기도 하고, 1.2%는 교통사고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복운전을 당한 원인은 “앞에서 천천히 갔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51.8%로 가장 많았고, ‘앞으로 끼어들기’와 ‘양보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 뒤를 이었다. 특히 여성 운전자의 경우 64.1%가 “앞에서 천천히 갔기 때문”에 보복운전을 당했다고 응답했다. 남성 운전자는 “앞으로 끼어들기”(48.1%)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반대로 운전자의 14.3%는 보복운전을 해봤다고 답했다. 성별은 남자, 나이는 30~40대, 학력이 높고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보복운전 경험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복운전을 감행한 원인으로는 “사고가 날 뻔했기 때문”이 63.8%로 가장 높았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우리나라 보복운전 실태조사 및 방지방안'세미나에서 이 내용을 발표하고 “도로교통법에 보복운전 관련 조항을 넣는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