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골치아픈 직업"… 첫 女性 유엔 총장 나오나

    입력 : 2015.12.17 03:00 | 수정 : 2015.12.17 10:28

    [193개 회원국에 총장후보 추천 요청… 선출 절차 돌입]

    역대 사무총장 8명 다 남성… "이제 여성총장 나와야" 중론
    임기 1년 남은 반기문 총장, 과중한 업무 일상 공개하며 "TV쇼 대결로 후임자 뽑자"

    '증명된 리더십과 관리 능력, 국제 관계 분야의 폭넓은 경험, 강한 외교력과 의사소통, 다국어 능력을 보유한 후보자들을 초청한다.'

    '세계 대통령' '지구촌 CEO(최고경영자)' '최고위 외교관' 등으로 불리는 차기 유엔(UN) 사무총장 선출 절차가 15일(현지 시각) 공식 시작됐다. 유엔은 이날 서맨사 파워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과 모겐스 뤼케토프트 유엔총회 의장 공동 명의의 서한을 193개 회원국에 보내 후보를 추천해달라고 했다. 2007년 1월 5년 임기의 유엔 사무총장으로 취임해 연임(連任)에 성공한 반기문 총장은 내년 말로 10년 임기를 끝내게 된다.

    지금까지 유엔 사무총장 선출은 사실상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이 모여 낙점하고 총회의 형식적 절차만 거치는 '밀실 선출' 방식이었다. 그러나 지난 9월 전 회원국이 사무총장 후보를 추천하고 도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결의안이 총회에서 채택돼 총장 선출 절차가 투명화됐다. 서한에 선출 일정이 명시돼 있지는 않지만 내년 3월 중순 무렵까지 회원국들이 후보를 추천하면 3월 말 또는 4월 초 청문회가 열리고 7월쯤 안보리가 최종 후보 1명을 선정해 총회에 통보할 것으로 보인다.

    video_0
    (사진 왼쪽부터)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 게오르기에바 EU 부위원장, 푸시치 크로아티아 부총리, 클라크 UNDP 총재.
    이번엔 여성 사무총장이 처음으로 탄생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유엔은 창설 후 70년 동안 사무총장 8명이 모두 남성이었고, 유엔 헌장에는 사무총장이 'He'로 지칭됐다. 그러나 유엔은 양성(兩性)평등을 강조하며 각종 인사에서도 남녀 균형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후보 추천 권유 서한에도 '여성과 남성에 대한 동등한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따라 남성은 물론 여성 후보도 고려할 것을 권장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사무총장은 유엔이 분류하는 서구(북미 포함)·동구·아프리카·아시아·중남미 등 5개 권역의 지역 안배도 고려하는데, 동구권에서 한 번도 총장을 배출하지 못해 '동구 출신 여성 총장' 가능성이 높다. 불가리아 출신인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베스나 푸시치 크로아티아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 등이 이 조건에 맞는 인물들이다. 뉴질랜드 총리 출신인 헬렌 클라크 유엔개발계획(UNDP) 총재 등 비동구권 출신 여성도 거론된다. 남성 중엔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 등이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한 유엔 소식통은 "동구 출신은 러시아의 비토 가능성을 극복해야 하는 게 숙제"라고 했다.

    반기문 총장은 지난 14일 미국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의 한 대형 연회장에서 열린 유엔출입기자협회(UNCA) 송년 만찬에 참석해 사무총장의 과중한 업무를 코믹하게 다룬 '유엔 사무총장이 되는 법(How to be a Secretary General)'이라는 영상물을 공개했다. 영상 속 반 총장은 오전 2시 37분 양복을 입은 채 잠자리에 들었다가 3시 57분 자명종 소리에 잠을 깨 4시 3분부터 각종 보고 자료를 읽고, 화장실 변기에 앉아 있는 사이에도 두툼한 서류 뭉치가 문 아래로 들어오는 살인적 일정을 소화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반 총장은 "내 임기가 1년 남아 차기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여자 사무총장은 어떤가요. 최적임자를 공개 과정을 통해, 특히 각종 TV 쇼에서 대결을 벌여 뽑는 건 어떤가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