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그 작품 그 도시- 지방편 (경기·강원)

피 안 섞인 가족의 변두리 인생… "헤픈 게 나쁜 거야?"

경기도와 강원도의 도시를 머릿속으로 떠올려보자. 어떤 모습이 펼쳐지나.
또, 영화·드라마·책 속에서 그려진 이들 도시는 어떤 이미지라고 생각하나.
소설가 백영옥의 시선으로 작품 속의 지방 도시들을 다시 만나 봤다.

  • 구성=뉴스큐레이션팀

    입력 : 2016.01.01 07:00

    소설가 백영옥은 책이 좋아 무작정 취직한 인터넷 서점에서 북에디터로 일하며 하루 수십 권의 책을 읽었고, 2006년 단편 『고양이 샨티』로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했다.
    그런 그가 본지 주말판 WHY를 통해 벌써 5년째 [그 작품 그 도시]를 연재 중이다. 영화·드라마·책 속에서 그린 도시의 이미지를 풍부한 감수성으로 재해석 하고 있다. 문학과 영상 속에서 보여지는 우리나라 지방 도시의 모습을 소설가 백영옥의 시선으로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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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애시대

    서점 직원인 동진과 수영 강사인 은호는 사랑하지만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채 이혼한다. 이혼까지 한 마당에 그들이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 이 드라마의 핵심 갈등 요소이다. 헤어졌는데 헤어진 게 아닌 꽤나 복잡한 상황이 된 것이다. '연애시대'는 분당이라는 신도시를 연애의 공간으로 새롭게 재해석한 드라마다. 은호와 동진이 사는 서현동이나 미금동 근처의 빌라나 정자역 주변을 감싸고 있는 카페골목은 '이혼'이 연애의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는 시대라는 걸 알리는 장소로 꽤 의미심장하다.
    ▶[기사 더보기] 이혼 후 그들은… 신도시에서 새로운 연애를 시작했다_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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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주

    박찬옥 감독(박찬욱이 아니다!)의 영화 '파주'는 중식(형부)와 은모(처제)의 사랑 이야기를 소재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파주의 안개처럼 모호하다. 교통사고로 죽은 줄 알았던 언니는 가스폭발로 죽었고, 중식은 "한 번도 사랑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고 은모에게 고백한다. 형부에 대한 사랑과 언니에 대한 진실 사이에서 혼란스러운 은모. 그 결말은 무엇일까.
    ▶[기사 더보기] 영화 '파주'_ 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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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왔어 우리딸

    서효인 시인이 쓴 자전적인 에세이 한 권을 읽었다. 같은 학교에 다녔던 아내와 소소하게 연애하던 시절부터, 시집을 내고, 결혼하고, 아이가 생겨 그 아이를 낳아 키우기 시작한 초보 아빠의 일상을 담은 글이었다. 열 달 동안 품은 아이가 태어났다. 하지만 이 아이는 '다운증후군'. 갓 태어난 딸을 입원과 동시에 수술을 시키고, 집에 데려오기까지 시인이 겪는 일들을 보다가 나는 여러 번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이가 보통 아이들과 조금 다르기 때문에 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어쩔 수 없이 아프고 낯설지만, 또한 너무나 따뜻해서였다.
    ▶[기사 더보기] 예쁜 아가, 곱게 자라렴…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_고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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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고백을 하면

    주인공 인성은 주말이면 골치 아픈 서울을 벗어나 강릉을 찾아가는 영화 제작자이며 감독이다. 가정 방문 간호사인 유정은 강릉에서 태어나 자란 강릉 토박이다. 아내 있는 남자와 헤어져 담담히 이별을 곱씹던 그녀는 주말마다 서울에 올라가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인성과 유정. 이들은 고향을 좋아하지 않는 공통 골칫거리를 가지고 있다. 이때, 둘 모두의 단골인 카페 주인이 좋은 아이디어를 낸다. "두 사람, 어차피 주말마다 집이 비니까, 각자 집을 바꿔 생활해 보는 건 어때요?"
    ▶[기사 더보기] 영화 '내가 고백을 하면'_강릉·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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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들

    오래전 나는 친구와 함께 태백에 간 적이 있었다. 나는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소설 '백 년 동안의 고독'을 가지고 있었다. 그때, 내 배낭에 안현미의 시가 있었다면 아마 기억 속 태백의 풍경은 얼마쯤 달라져 있었을 것이다. '시간들'의 마지막 구절은 "열일곱 걸음을 더 걸어와 다시 말라 죽은 나무들을 보러 태백에 왔습니다 한때 간곡하게 나이기를 바랐던 사랑은 인간의 일이었지만 그 사랑이 죽어서도 나무인 것은 시간들의 일이었습니다"라고 끝난다.
    ▶[기사 더보기] 詩 '시간들'_ 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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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의 탄생

    영화 '가족의 탄생'에는 다양한 엄마가 나온다. 유부남과 바람난 엄마, 친엄마가 아닌 의붓엄마, 의붓엄마도 뭣도 아니면서 그냥 '엄마'라고 불리는 엄마, 자신을 키워준 엄마 같은 누나까지…. 이 엄마들의 공통점은 공교롭게도 어감도 좋지 않은 '헤픈 여자'라는 것인데, 헤프지 않았다면 이들 중 누구도 누군가의 '엄마'가 되지 않았을 사람들이라는 점 때문이다. 그 '헤픔'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아도 유전병처럼 전염돼 영화 속 주인공 채현처럼 "헤픈 게 나쁜 거야?"라고 묻는 착한 여자 콤플렉스까지 만들어낸다.
    ▶[기사 더보기] 영화 '가족의 탄생'_ 춘천 소양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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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설주의보

    윤수와 해란의 인연은 10년을 넘어 은어가 회귀하듯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때 연인이었던 그들은 오해 때문에 헤어진다. 하지만 결혼한 해란이 자신의 결핍을 견디지 못해 윤수에게 연락할 때마다 이들은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시간을 견디며 인연을 이어간다. 어느 날 해란이 자살을 시도했다는 연락을 받기 전까지, 그래서 폭설이 쏟아진 백담사로 윤수가 그녀를 만나러 달려갈 때까지,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상태로 말이다. 20분이면 될 거리를 2시간이나 가야 하는 지독한 눈길 위에서 이들은 서로의 모습을 확인하고 그제야 서로를 마주 보고 서 있게 된다.
    ▶[기사 더보기] 소설 대설주의보_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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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 그리고 나

    '그대 그리고 나'는 1997년에 방영됐다. 너무 잘살았던 서울 여자와 너무 못살았던 시골 남자의 결혼생활 이야기였는데, 순탄할 리가 없었다. 하지만 친정과 시댁의 갈등, 가족 사이의 반목을 주인공 수경과 동규는 사랑으로 해결하며 드라마는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방영 내내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마지막회는 66.9%라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했다.
    ▶[기사 더보기]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_ 영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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