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낯선 편지를 한 통 받았다. 대전 지역 한 교정기관의 어떤 재소자가 보낸 편지다. 우리 학교 홈페이지를 보고 "외식창업프랜차이즈학과 공부를 혼자서 하고 싶은데 교재를 보내 줄 수 있느냐"고 묻는 내용이었다. 이 학과의 커리큘럼을 보고 앞으로 출소 후의 삶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어떤 일로 얼마 동안 형을 사는지와 나이 등에 대해선 아무 언급이 없었다. 다만 한자에 능숙한 데다가 문장을 봐도 고등학교 이상 교육을 받은 쉰을 넘긴 분이라 짐작되었다.
현재 법무부는 극히 일부 우수한 재소자에게 방송통신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반적 학력 수준이 높아져 재소자들의 평균 학력도 높아지고 있다. 지식이나 기술의 생성과 가용(可用) 주기가 짧아서 일을 중단하지 않고도 학업을 계속할 수 있는 인터넷을 비롯한 최신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사이버 교육이 이미 자리 잡았고 앞으로도 유용한 교육 수단으로 기능할 것이다. 특히 IT 인프라가 잘 구축된 우리나라는 원격 교육 부문에서 외국보다 앞서고 기술도 잘 축적돼 있다.
사이버대학은 2001년 시작돼 현재 21개 대학에 12만명의 재학생이 있다. 이들이 일하면서 전공 분야의 학위 과정 혹은 100세 시대에 대비한 인생 이모작의 새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 나이는 20~40대가 90%이고, 직장인이 70% 정도이다. 초기에는 학사 학위 취득을 목표로 한 고졸자(80%)가 많았으나, 지금은 전문학사 이상이 50%이다. 학위 취득보다는 전공 분야 심화 교육을 목표로 하는 학생이 대부분이다.
우리는 지금 출산율 저하 및 노령화 등으로 '인구 절벽'을 맞아 외국인 근로자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 재소자들이 출소 후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하는 기간 또한 길어지고 있다. 내게 편지를 보내온 쉰 살 이상으로 짐작되는 이분은 매우 드문 경우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 사람의 힘도 중요한 시대이다. 농경시대에는 한 사람이 열 사람을, 산업시대에는 한 사람이 백 사람을, 그리고 정보와 지식의 현 시대에는 한 사람이 만 사람을 먹여 살리기 때문이다. 재소자들의 재활교육에 사이버 교육제도의 선택적 도입을 더 적극적으로 검토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법무부는 현재 보안 및 장비 문제 등으로 검토 단계에 있다고 하는데,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