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전문가 "서해대교 사고 원인은 작은 낙뢰"

입력 2015.12.08 03:00 | 수정 2015.12.08 12:14

기상청, 탐지도 못하고 "낙뢰 없었다" 했을수도

지난 3일 화재로 끊어진 서해대교 주탑 케이블의 모습.
지난 3일 화재로 끊어진 서해대교 주탑 케이블의 모습. /뉴시스
서해대교 케이블 절단 사고의 원인은 "전류의 세기가 낮은 '작은 낙뢰(small current)' 때문"이라는 해외 낙뢰 전문가의 분석이 7일 나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국내 민간 전문가들이 지난 4일 "서해대교 사고는 낙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한 데 이어 더욱 구체적인 원인 분석이 이뤄진 것이다.

당초 "서해대교에 낙뢰가 없었다"고 주장해 온 기상청은 이날 "낙뢰 관측 장비에 낙뢰가 기록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밝혀 원래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는 태도를 보였다.

프랑스 출신의 낙뢰 사고 전문가 알랭 루소씨는 서해대교 케이블 절단 사고 현장을 조사한 뒤 "서해대교 사고의 원인은 '작은 낙뢰'"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한국도로공사가 7일 밝혔다. 루소씨는 2005년 그리스에서 발생한 '리온-안티리온 다리 케이블 절단 사고'의 조사·복구에 참여한 인물이다. 리온-안티리온 다리 사고는 낙뢰로 사장교(斜張橋)의 케이블에 불이 나 발생한 세계 최초의 사고다.

국토교통부는 "세계적으로 낙뢰로 인한 사장교 케이블 절단 사고는 그리스 사례가 유일하며 서해대교 사고의 원인이 낙뢰로 최종 확인되면 세계 두 번째 사례"라고 밝힌 바 있다.

루소씨는 5~6일 이틀 동안 사고 현장을 둘러본 뒤 "그리스 리온-안티리온 다리 사고와 서해대교 사고가 거의 똑같다"고 말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그가 특히 주목한 것은 불타 끊어진 72번 케이블이었다. 루소씨는 이 케이블의 절단면을 살펴본 뒤 "순간적으로 수만 암페어 정도의 높은 전류가 흐르는 '큰 낙뢰(large current)'와 달리 1000~ 2000암페어 수준의 낮은 전류가 상대적으로 오랫동안 흐르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을 내렸다.

루소씨가 '작은 낙뢰'를 원인으로 지목한 이유로, "'작은 낙뢰'로 인한 화재는 불이 케이블 내부에서 발생해 밖으로 확산되는데 서해대교 케이블이 그런 형태로 탔다"고 말했다. 큰 낙뢰에 맞을 경우엔 케이블에 큰 구멍이 나 공기가 과도하게 유입되고 불이 발화하지 못하고 금방 꺼지기 때문에 "서해대교 사고처럼 외부에서 작은 낙뢰로 인한 불꽃을 관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작은 낙뢰에 맞으면 케이블 표면에 작은 구멍이 생기고 적당한 양의 산소가 유입돼 안에서부터 불이 붙기 시작해 낙뢰를 맞은 뒤 일정 시간이 지나서야 불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고 도로공사는 전했다.

그동안 국내 전문가들은 낙뢰를 유력한 화재 원인으로 꼽기는 했지만 구체적으로 근거를 대지는 못했다. "80m 높이에 있는 케이블에 누군가 인위적으로 불을 낼 수는 없다" "케이블 안에 왁스가 들어 있어 마찰 때문에 불이 났다고 볼 수 없다"는 등 낙뢰 외에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없다는 분석이 다수였다.

이 때문에 기상청이 당초 "낙뢰는 없었다"고 밝힌 것은 이 '작은 낙뢰'를 낙뢰 장비가 탐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루소씨도 의견서에서 "불행하게도 현 수준의 (기상) 장비로는 작은 낙뢰를 탐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연구원도 "관측 장비에 탐지되지 않는 약한 낙뢰가 화재를 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기상청은 "사고 당일 낙뢰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관측 장비에 기록되지 않았다'고 했다"며 "지금도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기상청은 '낙뢰가 있는데 못 잡을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장비는 95% 이상의 정확성을 갖고 낙뢰를 잡아낸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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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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