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쇼, 대학생들이 더 심하다

조선일보
입력 2015.12.04 03:00

[No-show 사라진 양심 '예약 부도'] [2부]
대학가 상인들 "우리에겐 갑… 발길 끊길까봐 항의 못해"

지난 6월 19일 오후 7시.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호프집을 하는 김모(54)씨는 테이블이 비어 있는데도 들어오는 손님들을 내보내느라 진땀을 뺐다. 이날은 서울대 학생 50여명이 종강(終講) 파티를 하겠다고 예약한 날이었다. 하지만 오기로 한 시간이 30분이 지났지만 학생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속이 타들어간 김씨가 예약한 학생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이미 다른 가게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이 학생은 "못 가게 됐으니 그냥 다른 손님을 받으세요"라며 전화를 끊었다. 김씨는 속에서 열불이 끓어올랐지만 아무 소리 하지 못했다. 김씨는 "그냥 손해를 보고 넘어가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H호프집 개강, 종강 파티 예약 부도율 그래프
대학가(街) 식당이나 술집 업주들은 "'노쇼(No-show)' 대학생 손님들은 우리에겐 '갑(甲)'"이라고 말한다. 고객층이 대학생으로 한정돼 있는 탓에 이들과 얼굴을 붉혔다가 학생 사회에 잘못 소문나면 장사를 접어야 할 정도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호프집을 하는 한 상인은 "대학가 상인들 사이에선 '한 번 잃은 고객, 5년 동안 못 본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대학가 상인들은 "대학생들이라 자유분방해서인지 예약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을 좀처럼 갖지 않는다"고 했다. 신촌의 한 주점 주인 이모(52)씨는 "예약해놓고 나타나지 않는 '노쇼'는 물론 20~30명이 올 거라 해놓고는 정작 절반도 안 오는 경우가 많아 골치가 아프다"고 했다. 서울 성북구 안암동 대학가에서 고깃집을 하는 한 업주는 "배울 만큼 배운 대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장사인 만큼 편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노쇼 행태에는 더 배우고 덜 배우고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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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업주들 "노쇼는 생존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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