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노원·관악·구로구 등지의 골목상권이 자영업자들이 창업을 했을 때 상대적으로 실패 확률이 낮은 곳으로 꼽혔다. 반면, 동대문구 등은 실패 위험이 높은 지역으로 분석됐다.
서울시는 대형 유통시설이 없는 시내 골목상권 1008곳의 빅데이터를 토대로 창업 위험도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일 밝혔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별로 골목상권의 폐업 신고율과 3년간 생존율, 평균 생존 기간 등을 반영해 창업 위험도를 산출했다. 창업 위험도는 '주의' '의심' '위험' '고위험' 등 4단계로 분류했다. 서울 영등포 등 11개 구는 '주의'로 실패 확률이 가장 낮았고, 강서구 등 12개 구는 '의심'으로 그다음이었다. 용산구는 '위험', 동대문구는 '고위험' 지역 판정을 받았다.
분석 대상이 된 빅데이터에는 분식집·편의점 등 43개 생활 밀착 업종 점포 58만여곳의 지난 10년간 개·폐업 신고 일시와 신용카드 매출, 유동인구 데이터, 배후지역 인구 자료 등이 포함됐다. 이 같은 정보는 서울시의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 golmok.seoul.go.kr )'에서 누구나 무료로 찾아볼 수 있다. 최영훈 서울시 정보기획관은 "경기 침체 속에 신규 창업이나 업종 전환에 나서는 자영업자들의 위험도를 낮추기 위한 서비스"라며 "매달 지속적으로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지가 이 홈페이지 정보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치킨집은 군자동 면목로 서울 능동 우편 취급국 인근, 성북구 정릉2동 정릉로 26길(정릉2동 주민센터 주변) 등이 생존율이 높았다. 커피집은 영등포구 당산2동 당산로 36길(당산2동 우편취급국 인근), 호프집은 개포주공 5단지 아파트 앞 등이 폐업신고율이 낮아 안정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시내 대표적인 대학가 골목상권 5곳 중에서는 홍대입구역 인근 점포들이 월평균 7200여만원의 매출을 올려 매출 규모가 가장 컸다. 그다음은 서울대입구역 인근 상권(6700여만원), 건대입구역 인근 상권(5700여만원), 신촌·이대역 인근 상권(5600여만원), 성신여대입구역 인근 상권(5200여만원) 등의 순이었다. 3년 차 점포의 생존율은 서울대입구역 상권이 41.7%로 가장 높았다.
[[키워드 정보] 개·폐업 건수 등 빅데이터로 분석한 '서울 골목상권 창업 지도']
올 2분기를 기준으로 작년 대비 신용카드 거래 건수가 급증하면서 크게 성장하고 있는 골목상권은 강남구 도곡역 4번 출구 방면 타워팰리스 부근이었다. 이 상권은 1년 사이 거래 건수가 216.1% 증가했다. 송파구 문정푸르지오 3차 아파트 골목상권(206.8%), 금천구 홈플러스 시흥점 맞은편 청우그린아파트 골목상권(191.0%), 중랑구 사가정역 4번 출구 인근 아람플러스리빙 아파트 골목상권(159.7%), 영등포구 영등포구청역 4번 출구 방면 당산 SK V1센터 골목상권(158.5%) 등도 거래 건수가 1년 만에 큰 폭으로 늘어난 '핫(hot) 상권'이었다.
2004년에 개업한 골목상권 점포의 지난 10년간 생존율은 19.9%로 집계됐다. 10년 안에 5곳 중 4곳이 문을 닫는다는 것이다. 또 프랜차이즈 점포의 3년 생존율이 73.0%로 일반 점포(58.4%)에 비해 14.6%포인트 높았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골목상권들의 폐업률, 유동인구, 경쟁 점포 유무 등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어 자영업자들이 창업 지역을 정하는 데 가늠자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도 "좀 더 충실한 분석이 가능하도록 해당 상권에 위치해 있는 기업이나 학교 정보 등 질적 지표를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