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도 알아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입력 2015.11.26 03:00 | 수정 2015.11.26 07:39

에세이집 낸 비구니 원영 스님… '긍정'의 메시지 담아내

BBS 불교방송 '아침풍경' 진행자인 비구니 원영(41) 스님의 에세이집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인 것들'(불광출판사)은 제목부터 '긍정'에 방점을 찍고 시작한다. 원영 스님은 책에서 "가끔 사람들은 어느 시절로 돌아가고 싶으냐고 묻는다. 기억의 창고를 열어보면 좋았던 날들도 있다. 그러나 나는 답하지 않는다. 그날을 생각하는 지금이 더 좋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좋았던 그때'를 돌아볼 수 있는 '지금'을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삼으라는 권유다.

원영 스님은“좋았던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지금이 더 좋은 순간”이라고 말했다.
원영 스님은“좋았던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지금이 더 좋은 순간”이라고 말했다. /불광출판사 제공
불교 청년멘토링 프로그램인 '청년출가학교'에서 상담할 때 스님은 고민을 토로하는 청년들에게 "얼마나 힘들었니?"라고 말해준다. 그렇지만 '힘들다'며 출가를 희망하는 청년에겐 '다시 생각해보라'고 말한다. 대신 삶의 현장 속에서의 출가를 권한다. 익숙하고 편안한 것을 떠나 스스로를 경계에 세워서 안팎을 바로 보라는 뜻이다.

스님은 계율학을 전공해 일본 하라조노대에서 박사를 받은 학승이다. 인생은 평탄하지 않았다. 가난한 어린 시절, 먼저 세상 떠난 아버지와의 합장(合葬)을 거부할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부모님…. 스님은 질병으로 오른쪽 시력을 거의 잃었다. 스님의 책치고는 이례적으로 이런 이야기도 모두 책에 털어놓았다. 그는 "이젠 감정의 움직임 없이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책에는 승복보다는 트렌치코트를 더 좋아하던 어린 시절, 처음 머리를 깎던 날 앞머리만 깎고 뒤쪽은 치렁치렁 머리카락을 남겨둔 채 '이제 네 마음대로 가보라'며 농담하던 은사 스님, 다세대주택에서 목사님과 앞뒤로 살며 서로 자동차 빼주며 살았던 사연 등 스님들의 소소한 일상도 녹아있다.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인 것들'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좋은 것도 꼭 좋은 것이 아니고, 나쁜 것이라고 반드시 나쁘지는 않다는 사실"을 꼽는 원영 스님은 서문에 이렇게 썼다. "여러분, 생각해보세요. 지금이라도 알아서, 만나서, 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요. 우리에게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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