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材욕심 컸던 YS… '그의 사람들'이 지금도 政治를 움직인다

조선일보
  • 정녹용 기자
    입력 2015.11.23 03:00 | 수정 2015.11.23 09:38

    [김영삼 1927~2015]

    노무현·이명박·김무성·손학규… YS가 발탁한 사람들 與·野 포진

    -YS "머리는 빌리면 된다"
    변호사 노무현, 現代 이명박… YS가 영입해 정치 시작
    김무성은 YS 비서로 入門, 대법관 이회창도 발탁
    문재인도 민주화 운동 함께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우리 정치사와 연관 지을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건 '민주화'다. 그러나 그 못지않게 김 전 대통령이 한국 정치에 미친 영향은 '사람'이다. 민주화 이후 대한민국 정치는 그가 발탁하고 키운 정치인에 의해 움직여왔고 지금도 작동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을 찾은 여야 정치인들은 22일 "김 전 대통령은 지금 우리 정치의 밑그림을 그렸고, 그가 요소요소에 놓은 '돌'들이 한국 정치의 역동성을 지금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머리는 빌리면 된다"는 본인 말을 증명하듯이 YS는 사람을 발굴하고 쓰는 데는 말 그대로 '정치 9단'이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발탁한 정치인들은 대한민국 정치를 이끌어왔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발탁한 정치인들은 대한민국 정치를 이끌어왔다. ①2002년 4월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②김 전 대통령이 2007년 3월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출판기념회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③김 전 대통령이 1996년 2월 이회창 당시 신한국당 선거대책위원회 의장에게 임명장을 주고 있다. ④김 전 대통령이 1993년 3월 손학규 당시 민주자유당 경기 광명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에게 공천장을 주고 있다. /조선일보DB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은 YS에 의해 발탁됐다. 부산에서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던 노 전 대통령은 1988년 13대 총선 때 당시 통일민주당 총재였던 YS에게 영입돼 국회의원이 됐다. 이 전 대통령은 1992년 14대 총선 때 민자당 전국구(비례대표) 의원으로 영입됐다. 당시 YS는 대선에서 경쟁할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현대건설 사장을 지낸 이 전 대통령을 기용했다.

    지금 새누리당을 움직이는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은 YS 가신 그룹인 '상도동계' 출신이다. YS 비서로 정치에 입문한 김 대표는 1984년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함께 만든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에서 활동했고, 김영삼 정부 들어서는 청와대 민정·사정비서관에 이어 내무부 차관도 했다. 서 최고위원도 11대 총선에서 민한당 국회의원이 됐다가 12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민추협 상임운영위원을 맡으면서 상도동계가 됐다. 이후 YS의 통일민주당에서 대변인, 김영삼 총재 비서실장 등을 맡으며 YS의 측근이 됐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1988년 13대 총선 때 YS의 발탁으로 통일민주당 공천을 받았고, 김영삼 정부 때 노동부 장관을 지냈다. 김태호 최고위원도 YS 최측근이었던 고(故) 김동영 전 의원의 집에서 하숙을 한 인연으로 상도동과 인연을 맺었다. 여당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YS 문하생'인 셈이다.

    1996년 15대 총선 때는 'YS 키즈(kids)'가 대거 탄생했다. YS는 당시 진보 성향인 민중당을 결성해 활동했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이재오 의원을 영입해 신한국당 의원으로 만들었다. '모래시계 검사'로 유명했던 홍준표 경남지사,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수사검사였던 안상수 창원시장, 병원장 출신의 정의화 국회의장,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모두 이때 초선 국회의원이 됐다. 이외에도 김수한·박관용 전 국회의장, 이병석 전 국회부의장 등이 상도동계 출신이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도 김 전 대통령이 발굴한 인물이다. YS는 1993년 대법관을 했던 이 전 총재를 감사원장에 발탁한 데 이어 국무총리로 임명했다. 이 전 총재가 헌법에 규정된 총리 역할을 강조해 YS와 충돌하면서 비록 4개월 만에 경질되긴 했지만 이후 YS는 1996년 총선을 앞두고 이 전 총재를 영입해 선대위 의장을 맡겼다.

    야권에도 'YS 사람'은 많다.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은 1993년 경기 광명 보궐선거에서 YS 발탁으로 민자당 후보로 출마해 국회의원이 됐다. YS는 1996년 손 전 고문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입각시켰다. 손 전 고문은 여권 대선주자급까지 성장했지만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탈당해 야권 인사가 됐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도 김 전 대통령의 주무대였던 부산에서 민주화 운동을 한 인연이 있다. 문 대표는 이날 YS 빈소에서 "민주화 운동 할 때 김 전 대통령을 여러 번 함께 봤다"며 "87년 6월 항쟁 때 국민운동본부도 함께했다"고 했다. 문 대표는 YS의 경남중·고 후배이고, 거제도 동향 후배다. 새정치연합 부산시당위원장인 김영춘 전 의원은 김영삼 정부 때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내는 등 'YS 문하' 출신이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이날 "(1990년) '3당 합당' 이후 당내 여러 계파가 있었는데 YS를 반대하는 사람도 (YS가) 한번 만나서 손을 꼭 잡으면서 '꼭 도와주십시오' 하면 전부 YS 사람이 되는 걸 봤다"고 했다.

    [인물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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