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가 21일(현지 시각) '파리 테러'와 유사한 테러가 우려된다며 브뤼셀의 모든 지하철 역을 폐쇄하고 수도권 철도 운행 등을 전면 중단하는 긴급 조치를 취했다. 유럽연합(EU) 본부와 의회가 있어 '유럽의 수도'로 불리는 브뤼셀이 테러 위협으로 도시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것이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이날 "지난 13일의 파리 테러와 유사한 폭발물·무기 테러가 브뤼셀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브뤼셀 지역 테러 경보를 최고 등급인 4단계로 격상했다. 이에 따라 브뤼셀의 모든 지하철과 수도권 철도 운행이 중단됐다. 대형 쇼핑센터와 공공기관이 문을 닫았고, 축구 경기 등 대형 행사도 모두 취소됐다. 브뤼셀 시장은 이날 오후 레스토랑과 카페의 영업 중단을 명령했다. 미국 유럽사령부(EUCOM)는 이날 72시간 동안 브뤼셀 여행 금지 조치를 취했다. AP통신은 "브뤼셀 도심에 무장 병력이 배치됐으며, 인적을 찾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벨기에가 이런 긴급 조치를 취한 것은 '파리 테러' 주범으로 도주 중인 살라 압데슬람(26)과 관계가 있다. 영국 BBC 방송은 "행방이 묘연한 압데슬람이 브뤼셀에 있으며, 시리아로 탈출을 시도 중"이라며 "그가 자살 폭탄 테러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 국제 해커집단인 어나니머스(Anonymous)는 '파리 테러'를 저지른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22일 중 미국·프랑스·이탈리아·인도네시아·레바논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테러를 저지를 것이라고 21일 경고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프로 레슬링 경기가 예정된 애틀랜타의 '필립스 아레나' 경기장을 지목하기도 했다. 어나니머스는 '파리 테러' 이후 IS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선언하고, IS 관련 인터넷 사이트를 해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