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연쇄 테러가 발생한 지 일주일 만에 서아프리카 말리에서 대규모 호텔 인질극이 벌어져 최소 18명의 인질이 사망했다.

20일(현지 시각) 말리의 수도 바마코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소속으로 추정되는 괴한들이 서방 외국인들이 머무는 고급 호텔에 들이닥쳐 약 170명을 상대로 인질극을 벌였다. AFP통신은 "오전 7시쯤 바마코 도심의 래디슨블루 호텔에 괴한들이 자동소총을 난사하며 습격, 프랑스인·말리인 등 인질 18명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인질은 프랑스인과 터키인·중국인·인도인 등 외국인이 대부분이었다. 목격자들은 "약 10명의 무장 괴한이 호텔에 도착한 후 경비원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며 "아랍어로 '알라는 위대하다'고 외쳤다"고 전했다. 인질극은 이날 오후 3시 30분쯤 끝났다.

인질극이 발생한 래디슨블루 호텔은 전체 객실 190개의 5성급 호텔이다. 말리 주재 외교관들의 거주 지역과 가깝고, 에어프랑스 승무원 등 프랑스인을 비롯한 서방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말리는 즉각 군인과 경찰을 투입해 호텔 주변을 봉쇄하고, 오후 2시쯤 특수부대를 투입해 진압 작전에 나섰다. 진압 도중 테러범 3명이 사살됐다고 BBC방송은 보도했다. 이곳에 주둔 중이던 프랑스군과 유엔 평화유지군도 진압 작전에 합류했다. AFP통신은 "테러범들은 코란(이슬람 경전)을 암송하는 인질을 중간에 풀어줬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알카에다와 연계된 '알무라비툰'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으나,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의 또 다른 이슬람 무장단체로는 '안사르디네' '이슬람 마그레브의 알카에다(AQIM)' '보코하람' 등이 있다. AQIM과 보코하람은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했다.

호텔 진입한 특수부대 - 20일(현지 시각) 인질극이 벌어진 말리 수도 바마코의 래디슨블루 호텔에 진입한 말리 정부군과 해외 지원군이 호텔 내부를 수색하는 모습이 말리 현지 방송국 ORTM에 방송됐다. 말리 정부군은 이날 프랑스군, 유엔 평화유지군 등과 함께 인질 구출 작전을 펼쳤다.

말리는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으며 이슬람 극단주의 반군이 활동 중이다. 프랑스는 이 반군을 제압하기 위해 2013년 1월 병력을 투입했다. 현재도 프랑스 군인 약 1000명이 주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