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를 저지른 테러 단체 이슬람국가(IS)는 18일(현지 시각) 이번 테러 희생자가 응급대에 이송되는 사진을 표지에 넣은 잡지를 냈다. 선전용 영문 잡지인 '다비크(DABIQ)'의 표지 제목은 '테러만이 있을 뿐(JUST TERROR)'이었다. 서문에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사진을 싣고 '겁에 질린 올랑드', '파리의 악몽은 이제 막 시작됐다'는 설명도 달았다.
다비크는 이번 호에서 지난달 러시아 여객기 테러에 쓰였다는 폭발물을 공개했다. 다비크는 이집트 음료 캔과 뇌관, 기폭장치로 보이는 전기장치 등 간단한 구조로 된 폭탄을 소개하면서 '단독-러시아 여객기 추락에 사용한 급조폭발물(IED)'이라는 설명을 붙였다. IS는 자신들의 체제를 홍보하고 '국제적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작년 7월부터 한 달에 한 번꼴로 다비크를 만들어왔다. 잡지 이름은 시리아 북부 마을에서 따온 것으로, 예언자 무함마드는 이 마을을 '십자군과 전쟁이 시작되는 곳'으로 묘사했다.
외신들은 다비크에 대해 "테러, 학살 등 극악한 범죄를 다루지만 세밀한 편집 기술로 대중성을 확보했다"고 평가한다. '외로운 늑대'들을 포섭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다비크는 IS 선전을 담당하는 '알하야트 미디어 센터'가 만들고 온라인으로 유포된다. 미 NBC방송은 "IS에는 '24시간 온라인 데스크'가 항시 대기하면서 통신 내용 암호화 기술과 정보 당국의 감시망을 피하는 요령 등을 대원들에게 전파하기 때문에 선전물 차단이 쉽지 않다"고 보도했다.
이번 호에는 2012년 IS에 납치된 영국인 사진기자 존 캔틸(44)도 등장했다. 캔틸은 '패러다임 변화'라는 제목의 글에서 "IS는 '국가'로서 제대로 기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캔틸이 시간이 지나면서 IS에 완전히 포섭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IS는 또 조직원 2명을 집중 인터뷰한 기사도 실었다. '이달의 전사(戰士)' 같은 코너로, 이들이 IS에 가담하게 된 과정, 충성심 등을 영웅시하고 있다. 다비크는 7호에서 이번 파리 테러 총책인 압델하미드 아바우드를 인터뷰하기도 했다.
외신들은 "다비크는 초반에는 이슬람 사상과 교리 등을 소개하는 '종교 잡지' 같은 모습이었지만, 테러 행위를 정당화하고 자신들의 입장을 알리는 창구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IS는 중국과 노르웨이 인질의 사망 사실과 시신 사진을 다비크를 통해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