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이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로부터 살해당한 것과 관련,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9일 "IS가 중국 공민을 잔인하게 살해한 폭력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테러리즘은 인류의 공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인류 문명의 마지노선에 도전하는 어떤 테러 범죄에 대해서도 단호히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날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필리핀에서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성명에서 "중국 정부는 반드시 범죄자를 법에 따라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IS가 처형한 중국인 판징후이(樊京輝·50)는 방송·광고 분야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이 해외 순방 중 이례적으로 규탄 성명을 내고, 중국 정부가 "처벌"을 언급한 만큼 중국이 'IS 전쟁'에 직접 참가할 가능성이 생겼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IS에서 훈련받은 위구르족이 신장(新疆) 등으로 침투해 테러를 저지르는 상황을 가장 우려한다. 신장 위구르족 출신 IS 대원이 최소 300명이라는 첩보도 있다. 이날 홍콩 봉황 TV의 인터넷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 80%가 '중국 군사 행동'을 찬성했다.

그러나 인민대 스인훙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이날 전화 통화에서 "중국이 이번 처형만 가지고 무장 부대를 중동에 파병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중국과 중동은 지리적으로 멀고, IS 테러로 인한 피해도 아직은 적다는 것이다. 인민대 왕이웨이 교수도 "중국은 경제 제재 등을 통해 IS를 압박할 것"이라고 했다. 섣부른 참전은 연간 해외로 나가는 1억명의 중국인을 IS 테러 목표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은 이번 사건을 통해 중국도 '이슬람 테러 피해자'라는 이미지를 굳히려고 한다. IS와 같은 이슬람교를 믿는 위구르족의 폭력 행위는 분리·독립 운동이 아니라 테러에 불과하다고 중국은 강조한다. 반면 서방은 중국이 IS 테러를 빌미로 위구르족 탄압을 정당화하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