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시위 현장 간 의경 엄마들 "내 아들 때리지 마라"

조선일보
  • 김정환 기자
    입력 2015.11.20 03:00

    '부모모임' 가입한 노조출신
    의경 아들 맞는 거 보고 "과격 투쟁 못 하겠다" 고백

    지난 주말 서울 도심 불법 시위 때 의경들의 부모도 자식들이 폭력 시위대에 속절없이 두들겨 맞는 모습을 현장에서 생생히 지켜봤다.

    인터넷 카페 '전·의경 부모의 모임' 운영자 강정숙(56)씨와 현역 의경 엄마 5명은 지난 14일 서울 도심 시위 현장에 함께 나갔다. 강씨가 열흘 전쯤 인터넷 카페에 '14일 집회 때 의경들을 격려하러 가자'는 글을 올렸고, 현역 의경 부모 5명이 호응했다. 강씨 아들(29)도 2008년 의경으로 복무하고 제대했다.

    의경들을 격려하겠다고 나섰지만 자식들이 시위대에게 맞는지 안 맞는지 감시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의경 엄마들은 한 의경이 시위대가 분사한 소화기 분말을 맞고 '억' 하는 소리를 지르며 쓰러지는 장면을 곁에서 직접 목격하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시위대가 휘두른 쇠파이프에 다리를 맞아 쩔뚝이는 의경을 봤을 땐 자기가 맞는 것 같았다.

    한 엄마는 "방패 하나에 의지해 시위대가 휘두른 쇠파이프를 몸으로 맞아가며 버티고 선 아들을 보고선 그 자리에 주저앉아 펑펑 울었다"고 했다. 엄마들은 시위 당일 오후 2시쯤 서울시의회 앞에서 만나 밤늦게까지 시위 현장을 돌며 의경들에게 사탕을 나눠 줬다. 강씨는 "의경들이 저녁도 거른 채 종일 폭력 시위대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턱 막히더라"고 했다.

    엄마들이 폭력 시위대에 끌려가는 의경들을 '구출'해낸 것도 여러 번이다. 일부 과격 시위꾼에게 끌려가는 의경들이 보일 때마다 시위대인 척 달려들어 의경을 빼내 다시 경찰 기동대로 돌려보냈다고 한다.

    강씨는 "한 번은 의경 2명이 시위대에 피랍돼 우리가 구출하려고 다가서자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른 젊은이 2명이 다가와 노려보기에 '우리 아들이다. 왜?'라고 소리를 질러 쫓아버렸다"고 했다. 강씨는 "전·의경 부모 모임 카페에는 과거 폭력 시위에 가담했던 노조위원장 출신도 있다"며 "그 회원도 아들이 의경으로 복무하면서 시위대에게 맞는 장면을 보고선 더는 과격 투쟁을 못 하겠다고 고백하더라"고 했다.

    이날 시위 이후 '전·의경 부모의 모임' 카페에는 폭력 시위대를 성토하는 글이 쏟아졌다. 한 회원은 '쇠파이프로 경찰을 폭행하는 시위대를 보고도 경찰의 과잉 진압 운운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 지휘부의 미온적인 현장 대응을 질타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고 한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