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최대 석유 기업인 로즈네프(Roseneft)는 지난 3분기 중국으로부터 석유 대금 1182억홍콩달러(약 18조원)를 송금받았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18일 보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경제 제재로 돈줄이 마른 상황에서 중국 자금은 '단비'와 같다는 분석이다. 명보는 "설중송탄(雪中送炭·눈 오는 날 보낸 석탄)"이란 표현을 썼다.
중국은 2013년 러시아의 원유 3억6000만t을 25년간 수입하는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매년 러시아 원유 1500만t을 수입하는 것이다. 총 거래 규모는 2조1000억홍콩달러(약 318조원)에 달하고, 선급금만 5425억홍콩달러(약 82조원)라고 매체는 전했다. 지난해 러시아는 중국에 1938억홍콩달러(약 29조원)의 천연가스를 팔기도 했다. 러시아 재정에서 석유 및 천연가스 판매 수입은 29%에 달한다. 수출 비중은 68%에 이른다. 러시아는 서방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줄이면서 고전했지만, 중국 덕분에 숨통이 트인 셈이다. 명보는 "로즈네프는 중국 자금으로 서방의 빚을 갚고, 원유 시추 시설도 현대화해 채굴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북극해 대륙붕의 유전 개발도 공동으로 추진한다.
최근 중·러는 에너지를 매개로 '신밀월'을 과시하고 있다. 작년에는 4000억달러(약 460조원) 규모의 천연가스 공급 협상을 타결했다. 세계 최대 에너지 수출국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쪽으로 막힌 수출길을 동쪽으로 돌리려고 한다. 반면 세계 최대 에너지 수입국인 중국은 원유 등을 안정적으로 도입하는 게 중요하다. 중국은 아시아에서, 러시아는 유럽에서 각각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협력할 필요도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최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도 별도 회동하며 유대를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