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눈에도 무법천지… "사다리로 찍고, 새총 쏘고, 시너 찾더라"

조선일보
  • 엄보운 기자
    입력 2015.11.17 03:00 | 수정 2015.11.17 10:25

    [오늘의 세상]
    [40년 폭력시위, 이젠 끊자] [1] 유튜브에 '폭력시위 영상' 찍어 올린 20代 인터뷰

    - 영상 보니… 보도블록 깨 投石
    '불붙일 시너 없어요' 말하자 옆에서 '사오면 되지' 소리쳐
    - 영상 찍은 시민은 義警 출신
    "광우병 때 쇠파이프 맞고도 폭력경찰로 매도당해 울분
    이번에 후배들 당한 고초 찍어 시민들에 실상 알리고싶었다"
    - 이틀새 5만8000명 클릭
    일부 네티즌, 신상털기 나서

    15~16일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지난 14일 서울 도심 일대에서 벌어진 불법 폭력 시위 현장을 생생히 담은 동영상 하나가 화제가 됐다. 시위대가 철제 새총으로 경찰을 향해 공업용 볼트를 쏘고, 보도블록을 깨 만든 돌로 경찰을 공격하는가 하면 철제 사다리와 쇠파이프 등으로 경찰버스를 깨부수는 모습이 그대로 들어 있다. 이 영상은 공개 이틀 만인 16일 오후 5만8000여 명이 봤다.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은 "공권력을 조롱하다 못해 두들겨패는 시위대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는 등 댓글 800여 개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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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터 '사다리 공성전' 방불 - 지난 14일 오후 7시쯤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벌어진 불법 시위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철제 사다리를 이용해 경찰버스 창문을 깨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창문이 깨지면 그곳을 향해 보도블록을 깨서 만든 돌을 던지거나 긴 장대 등을 이용해 안에 있는 전경들을 찔러댔다. 이날 시위로 경찰 113명과 시위대 29명이 부상을 입었다. /유튜브 캡처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의 불법 시위. 쇠파이프, 사다리, 보도 블럭, 죽창 등등 불법 시위대들의 모습
    이 동영상을 올린 사람은 의경(義警) 출신인 20대 청년이다. 그는 지난 14일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폭력 시위가 절정에 달한 오후 7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시위대 속에 섞여 시위 장면을 직접 촬영했다고 한다. 서울 종로와 광화문 일대에서 촬영한 4분 48초짜리 영상에는 경찰을 향한 시위대의 폭력이 난무한다. 시위대는 철제 사다리를 들고 경찰버스 유리창으로 돌진하고 경찰관들을 철제 새총으로 공업용 볼트를 탄환 삼아 조준 사격했다. 경찰버스 위에서 방패를 들고 서 있는 경찰을 향해 보도블록을 깨서 만든 돌을 집어던지거나 버스를 흔들어 경찰을 아래로 떨어뜨리려는 장면도 있다. 시위대 수십 명이 합세해 흔들어대는 버스 위에서 비틀거리는 경찰관들 모습도 담겨 있다.

    유명 대학 로고가 붙은 학교 점퍼를 입은 청년이 "(불을 붙일) 신나(시너)가 없어요"라고 말하자 한 40대 남성이 "사 오면 되지!"라고 소리쳤다. 이날 밤 경찰버스에 불을 붙이려 했던 것이 우발적으로 이뤄진 일이 아니라는 점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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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朴대통령 희화화한 시위대 - ‘민중 총궐기’시위대가 만든 박근혜 대통령 희화화 포스터들. 이 포스터들은 시위대가 부순 경찰 버스에 잔뜩 붙어 있었다. 박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 얼굴을 합성한 뒤‘퇴진’이라는 글자를 붙이거나(왼쪽), 박 대통령을 누더기 옷을 입고 머리에 꽃을 꽂은 모습으로 표현했다(오른쪽). /고운호 객원기자
    의경 출신이 제작한 시위 영상 '충격' TV조선 바로가기
    16일 이 동영상을 촬영한 A씨를 인터뷰했다. 그는 2007년부터 2년간 서울의 한 경찰기동대에서 의경으로 복무했다고 한다. 지난 2008년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광우병 시위 당시 의경이었다는 A씨는 "2008년 광우병 사태 때도 의경들은 몇 시간 동안 폭력 시위대에게 쇠파이프 찜질을 당했다"며 "참다못해 검거 명령이 떨어져 일부 과격 시위자만 붙잡았는데도 인터넷에선 경찰을 무고한 시위대를 공격하는 '폭력 경찰'로 매도했다"고 했다. 그는 동영상을 찍게 된 이유에 대해 "광우병 사태 이후 서울 도심에서 최대 규모 시위가 벌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후배(의경)들이 당할 고초를 기록으로 남겨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A씨는 "그간 인터넷에 올라오는 시위 동영상은 경찰이 물대포를 쏘는 모습은 있어도, 경찰이 물대포를 쏘기까지 시위대가 한 폭력 행태는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 사회의 이런 모습 앞에 "울분이 쌓였다"며 "일반 시민들이 폭력 시위대의 실상을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폭력 시위에서 경찰 113명이 다친 것을 비롯해 지난 5년간 경찰 608명이 크고 작은 시위로 부상했다.

    지난 14일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폭력 시위에서 두건을 쓴 한 시위 참가자가 새총으로 경찰을 겨누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폭력 시위에서 두건을 쓴 한 시위 참가자가 새총으로 경찰을 겨누고 있다. /유튜브 캡처
    A씨의 동영상이 빠르게 퍼지자 일부 네티즌은 A씨에 대한 신상 털기에 나섰다고 한다. 인터넷 사이트에선 "(A씨와) 반대편에서 촬영자(A씨)를 찍은 영상을 공개 수배한다" "방송 뉴스 등을 뒤져보면 누군지 특정할 수 있다"며 A씨를 색출하자는 글까지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A씨는 "영상 속에서 두건을 쓰고 폭력을 휘두르는 범법자들을 찾아야지, 그들이 나오는 영상을 찍은 사람을 색출하는 게 정상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집회 장소와 시간에 맞춰 평화적으로 시위한다면 뭐라고 할 사람이 없겠지만 이번처럼 불법·폭력으로 변질하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이번 폭력 시위를 주도한 민노총과 한국진보연대 등이 2차 서울 도심 시위를 예고한 12월 5일에도 현장에 나가 영상을 찍겠다고 했다. A씨는 "한국 시위대의 폭력 행태는 의경들에겐 익숙한 모습이지만, 일반 국민에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며 "일부 시위대의 폭력 실상이 모두 드러날 때까지 계속 영상을 찍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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