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本山' 알카에다가 두손 든 IS

이슬람국가(IS)의 파리 동시다발 테러는 14년 전, 세계를 경악시켰던 또 다른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알카에다'가 일으켰던 미국 9·11 동시다발 테러다.
세계의 중심이 일개 테러 단체에 유린당하는 모습을 지구촌이 지켜봤다.
IS 역시 이번 테러로 사실상 '세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알카에다에 이어 지구촌의 불안과 공포를 증폭시키고 있는 IS를 5개 키워드로 분석했다.

'테러 本山' 알카에다가 두손 든 IS

입력 2015.11.16 09:18 | 수정 2015.11.16 09:41

[IS테러와 세계大戰] 5가지 키워드로 본 IS

①스승에게 파문당한 제자

IS는 테러의 모든 것을 알카에다로부터 배웠다. 그러나 '선생님'이 보기에도 '제자'가 너무 잔혹했다. 결국 2014년 알카에다는 자기들과 노선이 맞지 않는다고 조직 내 다른 단체까지 잔혹하게 공격하는 IS를 조직에서 쫓아내 버렸다. IS는 원래 시리아 내 알카에다 산하 조직이었지만, 자신들을 배척한 알카에다를 뛰어넘으며 이슬람권 테러단체의 맹주로 자리 잡았다.

알카에다는 미·소 냉전 상황이었던 1979년 옛 소련군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을 때 무자헤딘(아랍 의용군)으로 참전했던 오사마 빈라덴(2011년 미군 공격으로 사망)이 결성했다.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사관학교 같은 곳이지만, 최근 IS의 악명에 밀려 빛이 바래가고 있다.

②"우리는 국가다"

IS가 기존 테러단체와 차별화되는 것은 이들이 작년 6월 시리아·이라크 일부를 거점으로 '이슬람국가(Islamic State)'라는 독립국 수립을 선포했다는 것이다. IS는 현재 중동이 서방 등 외세에 오염됐다며, 이슬람권 과거의 영광을 되살리는 별도의 나라 건설을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 IS는 자신들이 서방을 테러하는 이유에 대해 "서방이 IS를 국가로 인정치 않고 오히려 제거하려 하기 때문에 보복하려는 것"이라 주장한다.

IS는 '영토'는 물론 자체 화폐도 갖고 있다. 점거 지역 내 석유·천연가스를 수출해 재정을 마련하기도 한다. 또 치안·사법·재정·의료·교육·지방행정 등을 맡는 부처와 선전전·전자전·테러작전을 전담하는 기관을 따로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기존 이슬람 테러단체들은 이슬람 사회에 대한 구미의 간섭에 반발한 지하드(성전)에 나선 것일 뿐, 독립국가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상대적으로 희박하다.

③미국과 후세인이 낳은 악마

IS 최고지도자 아부 알바그다디(44)는 원래 이라크의 온건파 성직자였는데,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민병대를 조직해 미군에 맞서면서 테러리스트로 변해 갔다. 특히 2005년 테러 혐의로 미국 감옥에 4년간 투옥됐는데, 이때의 미군에 대한 반감과 감옥에서 만난 다른 테러리스트와의 교류를 통해 극단적인 테러리스트로 거듭나게 된다. 석방 이듬해인 2010년 5월, 그는 IS 리더로 임명됐다.

IS는 이라크전에서 패퇴한 사담 후세인 정권의 군 병력을 흡수하면서, 기존 테러단체와 격이 다른 군사전략과 무장능력을 갖추게 됐다. 2003년 후세인 정권(수니파)이 무너지자 기득권층이었던 군 고위층은 새 정권(시아파)에서 배제됐다. 이에 군 장교들은 병력을 끌고 반정부 군벌이 됐는데, IS는 반미·반시아파라는 공통점을 앞세워 이들을 흡수·통합해 몸집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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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SNS 전략의 달인

IS는 인터넷과 미디어를 완벽히 이해하고 이를 최대한 활용한 최초의 테러단체다. 인터넷에 동영상·웹진을 뿌려대고, 세계 어느 곳이든 개인 SNS까지 뒤져 사회불만 세력을 찾고 이들을 일 대 일로 포섭했다. 포섭당한 젊은이들이 "IS 전사가 되겠다"며 시리아로 향하는 기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졌다. 지난 6월 튀니지 해변에서 소총을 난사해 영국인 15명 등 40여 명을 숨지게 한 테러범도 SNS 등을 통해 IS 사주를 받은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였다. IS가 미국 본토에서 벌인 첫 테러라고 주장하는 지난 5월 미국 텍사스주 '무함마드(이슬람 선지자) 풍자만화전(展) 테러'도 비슷한 사례다.

⑤무슬림도 무차별 공격

알카에다는 테러 대상에 무슬림(이슬람 신자)은 거의 예외 없이 제외했다. 유대교 회당, 미국의 시설 등으로 공격 대상을 한정했다. 하지만 IS는 최고지도자 알바그다디를 칼리프(이슬람 정치·종교 최고 지도자)로 인정하지 않는 무슬림이면 무조건 적으로 간주했다. 이라크 마을을 점령하면서 무고한 주민을 잔인하게 집단 살해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기존 테러조직과 무엇이 다른가

IS(이슬람국가)는 말 그대로 ‘국가’를 지향한다. 알 카에다가 반미(反美)와 이슬람 근본주의로 뭉친 아랍 지역 테러 결사이고, 탈레반의 집권 목표가 아프가니스탄에 국한된 데 반해, IS는 유럽·아프리카·인도 일대까지 세력을 뻗쳤던 중세 이슬람 전성 시절의 ‘칼리프(이슬람 정치·종교 지도자) 제국’의 부활을 목표로 삼고 있다. IS는 중동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지구촌 전역에서 세력을 규합하고 있다. SNS 선동을 통해 전 세계의 사회 부적응·불만세력 등을 자극해 자생 테러리스트로 키웠다. 유럽·미주·호주 등 서방세계에서도 IS 추종 세력의 자생적 테러가 벌어졌다.

특히 인질을 참수하고 산 채로 불사르거나 폭사시키는 장면을 근접 촬영해 영화처럼 편집한 동영상을 SNS에 유포하며 서방세계의 공포감을 극대화시켜 존재감을 키웠다. 점령 지역에선 나름의 입법·사법·행정 체계를 갖추고 영문 월간지(다비크)까지 정기 발행하는 것도 이전 테러단체와는 다른 모습이다.

어떻게 운영되나

IS는 점령 지역의 원유 판매 및 은행·문화재 약탈 등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IS는 지난해 6월 이라크 서북부 모술을 침공하면서 은행 금고에 있던 현금 4억달러(약 4500억원)를 챙겼다. 이라크 님루드와 시리아 하트라 등 고대 유적을 ‘우상’이라며 파괴하는 한편, 다른 루트로는 유물을 밀매해 최소 1억달러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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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 모습 드러낸 IS 지도자 알바그다디

이라크 성직자 출신, 잔인한 살해 장면 유포시켜
美 최근 공습작전 "리비아 支部 리더 사살"

이슬람국가(IS)는 최고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44)를 정점으로 각 지역 지부장이 나뉘어 있는 구조다. 작년 '이슬람국가'를 건국할 때 모습을 드러낸 이후 종적을 감춘 알바그다디는 '보이지 않는 셰이크(아랍어로 '우두머리')'로 불리며 지부장들을 통솔하고 있다. 이슬람 성직자 출신으로 스스로 '칼리프(이슬람 정치·종교 지도자)'라고 칭하는 그는 원리주의 사상을 내세워 조직의 결속을 강화한다. 한때 그가 미국 공습에 사망하거나 권력 다툼에 밀려 축출됐다는 주장도 제기됐으나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IS 최고지도자 아부 알바그다디. 그는 지금껏 공식 석상에 단 한 번 모습을 드러냈다. /IS 온라인 잡지 다비크

IS 지도층에 대한 정보는 최근 미국의 IS 공습으로 일부 간부가 죽거나 체포되면서 윤곽을 드러냈다. 미 국무부는 14일(현지 시각) "공습 작전으로 IS의 리비아 지부 리더인 위샘 나즘 압드 자이드 알주바이디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알주바이디는 올해 초 리비아 해안 도시의 건설 노동자인 이집트 기독교인들을 참수할 때 노출돼 미 대테러팀의 추적을 받았다.

알바그다디의 동선은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알바그다디는 자신의 위치를 추적당하지 않기 위해 지부장들에게 지령을 내릴 때도 여러 경로를 거친다"고 전했다. 알바그다디의 참모진에는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의 군부 출신 장군들이 있다. 미국은 지난 4월 IS 근거지에서 후세인의 최측근이었던 이자트 이브라힘 알두리를 찾아내 사살했다. IS의 조직은 전통적인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지도자들과 후세인 정권 출신 군 장교로 구성된다. 이 같은 다양한 세력을 총괄하고 있는 알바그다디가 제거될 경우 IS는 치명타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그의 후계자는 파악되지 않았다.

알바그다디의 특징은 잔인함이다. 여자아이도 참수하고, 인질을 산 채로 불태워 죽이며 이를 영상으로 촬영해 인터넷에 유포하는 IS의 잔혹함도 알바그다디의 머릿속에서 나왔다는 분석이다. 한때 그의 우두머리였던 알카에다의 지도자 아이만 알자와히리조차 이런 그를 향해 "너무 잔인하다" "무슬림이 아니다"며 비난했다.

이라크 출생인 알바그다디는 청소년 시절에는 수줍은 성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대학 동창 아흐메드는 영국 언론 인터뷰에서 "알바그다디는 대학생 때도 말이 없었으며, 유일하게 축구를 할 때만 친구들과 어울렸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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