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무기개발 심장부도 뇌물에 뚫렸나

    입력 : 2015.11.12 03:00

    "정홍용 소장 아들에게 유학비 수천만원 줘"… 檢, 무기중개상 함태헌 진술 확보
    "돈의 성격 논란 있어" 법원, 함씨 영장은 기각

    방위산업비리 합동수사단은 무기중개상 함태헌(59)씨로부터 "국방과학연구소(ADD) 정홍용 소장의 아들에게 유학 비용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줬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과학연구소는 K11 소총, K2 전차, K9 자주포 등 국산 무기 개발을 담당하는 국책 연구소다.

    검찰은 이 돈이 정 소장이 받은 뇌물인지 수사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함씨는 정 소장이 국방과학연구소 소장으로 취임한 직후 정 소장 아들에게 '유학 비용'을 건넸다. 정 소장은 수도기계화사단장,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본부장 등 군(軍) 요직을 거쳐 중장(中將)으로 예편한 뒤 작년 5월 국방과학연구소장이 됐다.

    그러나 정 소장은 본지 통화에서 "작년 7월 아들이 유학을 가는데 예금 잔액 증명이 필요했다. 아들이 직접 함씨에게 4000만원을 빌려 잔액 증명을 떼고는 일부를 돌려줬다고 한다"며 "난 처음엔 몰랐다가 그해 11월에야 알게 돼 나머지 돈은 내가 돌려줬다"고 했다.

    무기 중개상 함태헌씨의 로비
    검찰은 11일 함씨에 대해 뇌물 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서울중앙지법이 기각했다. 법원은 "돈의 성격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어 피의자(함씨)를 구속해야 할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뇌물'이라는 걸 검찰이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검찰 관계자는 "보강 수사를 하겠다"고 했다.

    검찰은 최윤희 전 합참의장의 아들도 함씨로부터 수백만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해 최근 소환 조사했다. 그러나 함씨는 '용돈 조로 준 것'이라고 진술하고 최 전 의장의 아들도 대가 관계를 부인했다고 한다. 최 전 의장 측은 이에 대해 "작년 9월 최 전 의장의 아들이 함씨로부터 벤처기업 투자금 2000만원을 받았다가 500만원은 쓰고 1500만원은 돌려줬다고 한다"며 "최 전 의장 부인이 함씨에게 아들을 소개했으며 최 전 의장은 이를 뒤늦게 알게 됐다"고 했다. 검찰은 최 전 의장을 처벌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한 달 전쯤부터 최 전 의장과 그 가족 등의 금융계좌를 광범위하게 추적 중이다.

    지금까지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무기중개상 함씨는 군 간부 가족·지인에게 돈을 주는 방식으로 로비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함씨는 한국국방연구원 심모 연구위원의 동생에게 "와일드캣 도입 과정에 힘을 좀 써달라"며 사업 자금 1억원을 대준 혐의도 받고 있다. 2013년 방산업체 H사 고문 임모씨에게 전차용 조준경 핵심 부품을 납품하게 해달라고 부탁하며 수천만원을 건넨 혐의도 있다.

    미국 시민권자인 함씨는 공군 전자전훈련장비(EWTS) 도입 비리로 구속 기소된 일광공영 이규태 회장, 해군 잠수함 도입 비리에 연루된 유비엠텍 정의승 회장 등과 함께 무기중개업계에서 '큰손'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함씨는 무기중개업체인 S코리아와 육군 전차 조준경을 생산하는 E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 군과 국방과학연구소가 '명품(名品) 무기'라고 자랑했지만 격발 시 균열이 생긴 K11 소총의 납품 비리 사건에서 주요 부품인 사격통제장치의 품질을 속여 돈을 타낸 업체가 E시스템이다. 함씨는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 도입을 중개했는데, 해군이 이 기종을 선정할 당시 해군참모총장이 최윤희 전 의장이었다. 함씨 회사엔 퇴역장교 출신 임원과 고문이 적지 않다. 군 주변에선 "함씨가 입을 열면 여럿 다칠 것"이라는 말이 파다하다.

    [인물 정보]
    정홍용 국방과학연구소장은 누구?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