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군 물리쳤던 그, 호랑이 사냥에 나서다

    입력 : 2015.11.12 03:00

    [영화 '대호'로 돌아오는 최민식]

    조선 제일의 명포수 천만덕 役
    화려한 CG·일본과 갈등·영웅물… 영화 '명량'과 닮은 점 많아

    이번에는 바다가 아니라 산이다.

    지난해 '명량'으로 1760만명을 모은 배우 최민식이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를 그린 영화 '대호(大虎)'로 돌아온다. 1920년대 지리산. 호랑이 가죽에 매료된 일본 고관 마에조노(오스기 렌)는 전리품으로 대호를 손에 넣기 위해 군사작전처럼 사냥에 나선다. 생목숨을 끊으며 쌓인 업에 지쳐 총을 놓은 명포수 천만덕(최민식)이 10년 만에 다시 총을 들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명량'의 이순신(왼쪽), '대호'의 천만덕.
    '대호'와 '명량'은 닮아 있다. 파면당했던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돼 이기기 어려운 해전에 임했듯이, 천만덕은 일본에 맞서 지키고 싶은 것이 있어서 총을 잡는다. 또 두 편 다 컴퓨터그래픽(CG)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명량'이 실제 촬영에 투입한 배는 3척뿐이었다. '대호'는 일제강점기에 멸종된 조선 호랑이를 컴퓨터그래픽으로 살려낸다. 무뚝뚝하지만 역경을 견딘 아버지, 영웅 이야기라는 점에서도 통한다.

    호랑이띠인 최민식은 제작보고회에서 "우리 민족이 암울했던 시기라는 것보다는 인간의 업을 다룬다는 점에 끌렸다"고 말했다. "사냥꾼은 산 생명을 죽여 먹고사는 직업이다. 그렇게 쌓인 업은 어떻게 정리하나? 요즘을 사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언어폭력, 말이 난무하는 시대에 행동에 따르는 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다음 달 16일 개봉하는 '대호'는 천만덕과 호랑이, 조선의 산이 주인공이다. 지리산 산군(山君)으로 불린 대호나 천만덕은 시대와 불화한 존재들이다. 박훈정 감독은 "자연과 사람이 서로 존중하고 예의를 지키던 시대는 일제로 대변되는 욕망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종말을 맞았다"며 "우리 민족이 경외하는 동물이었던 호랑이의 마지막 모습을 담고 싶었다"고 했다.

    순제작비만 170억원에 이르는 대작이다. 폭파할 수 있는 산이 없어 세트를 만들었고 눈밭(3t)도 특수 제작했다. 멸종한 조선 호랑이를 표현하는 게 가장 큰 과제였다. 무게 400㎏, 길이 3.8m에 이르는 대호의 힘과 스피드를 스크린에 담아야 했다. 최민식은 "관객은 '호랑이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 보자' 하고 오실 텐데 CG라는 생각조차 없어질 만큼 이야기의 밀도가 중요하다고 느꼈다"며 "강력한 휴먼 드라마가 이 영화를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호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천만덕과 부딪치는 포수 구경 역할은 배우 정만식이 맡았다. 최민식을 처음 만났을 때 "너 만식이니, 난 민식이야"라는 말을 들었다는 그는 "최민식 선배가 추천해 시나리오도 안 읽고 출연을 결정한 작품"이라고 전했다. 총 쏘는 훈련에 대해 최민식은 "군대 3년하고 예비군까지 몇 년이냐. 대한민국 남자들은 총을 잡는 순간 본능적으로 자세가 나온다"고 장담했다.

    이 배우는 '명량'에 이어 또 한 편의 천만 영화를 품게 될까. '천만덕'이라는 이름이 '천만 덕을 보겠다'는 뜻으로 비친다는 질문이 날아가자 최민식은 농으로 받아쳤다.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입니다."

    [인물 정보]
    '대호' 최민식 옆에는 정만식·김상호 콤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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