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만 한 아우 없다'는 한국 속담처럼 '형'의 지능이 대개 '아우'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라이프치히 대학 연구팀이 영국·미국·독일인 2만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형제 중 태어난 순서가 앞설수록 IQ 테스트와 지능검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8일(현지 시각) BBC가 전했다. 형제가 두 명인 가정에서 첫째인 사람의 평균점수는 51.39점, 둘째는 50.35점이었고, 형제가 세 명인 경우 첫째는 51.18점, 둘째는 50.62점, 셋째는 49.9점이었다. 1점 안팎 격차를 두고 형이 아우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또 먼저 태어난 아이일수록 자신의 지능에 대한 자신감도 커서 '동생들보다 내가 이해가 빠른 편' '동생들보다 풍부한 어휘를 구사한다'고 답한 경우가 많았다.
연구진은 "이런 지능 차는 아이들이 성장 과정에서 겪은 후천적 경험 때문에 생긴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줄리아 로러 교수는 "부모의 돌봄을 독점했던 첫째 아이와 달리 둘째부터는 태어나면서부터 부모의 관심을 다른 형제와 나눠 받게 되는 것이 큰 차이"라고 했다. 또 형이 아우에게 무언가를 알려주고 설명해주는 과정에서 지능이 발달되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연구진은 "태어난 순서에 따른 지능 차이는 걱정할 정도로 결정적인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그간 통념과 달리 태어난 순서가 외향성과 친화성, 개방성 등 성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BBC는 이번 연구 결과로 억울해할 아우들을 위해 아우가 형보다 어린 시절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발생하는 '1형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퀸스 대학 연구도 소개했다. 동생들은 형이나 언니가 학교에서 집으로 가져오는 다양한 세균에 어린 시절부터 노출돼 면역력이 강해진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