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차두리 은퇴 ‘한일월드컵 세대의 종식’

  • OSEN

    입력 : 2015.11.08 18:03





    [OSEN=인천, 서정환 기자]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신화의 주인공들이 유니폼을 벗는다.


    이천수는 8일 인천전용경기장에서 인천 대 부산의 경기가 끝난 뒤 공식은퇴기자회견을 가졌다. 차두리(35, 서울) 역시 전날 수원과의 슈퍼매치서 4-3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둔 뒤 은퇴식을 가진바 있다. K리그와 국가대표팀을 오가며 맹활약한 이천수와 차두리의 은퇴는 ‘2002 월드컵 세대의 종식’으로 큰 의미를 남기고 있다.


    국민들에게 아직도 2002년 4강 신화는 또렷이 기억에 남아있다. 고려대소속이었던 이천수와 차두리는 대표팀의 막내로 쟁쟁한 형들과 경쟁을 펼쳤다. 당시 이천수는 ‘반항아 기질이 다분한 천재’로 기억된다. 차두리는 엄청난 신체조건을 활용한 폭발적인 스피드가 돋보였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후반 교체멤버로 이천수와 차두리를 기용한 공격적인 운용은 아직도 회자된다.


    막내였던 이천수는 형들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세계적 수비수 파올로 말디니의 머리를 걷어차 화제가 됐었다. 만약 그에게 지금 똑같은 상황이 주어지면 그대로 행동할까. 이천수는 “말디니를 찬 후에 눈을 봤다. 눈이 워낙 큰 선수였다. 그 때 당시 말디니가 우리로 치면 (홍)명보형 커리어의 선수였다. 말디니든 뭐든 우리 형들만 생각했다. 당연히 막내가 해야 될 역할이라고 생각해서 지금도 똑같이 할 것 같다”면서 껄껄 웃었다.


    이천수는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도 맹활약했다. 토고와의 첫 경기서 이천수는 프리킥으로 첫 골을 뽑았다. 스위스전에서 16강 진출이 좌절된 후 눈물을 흘리는 이천수의 모습은 국민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다. 


    축구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를 물었다. 이천수는 “선수로서 2006년 월드컵 토고전 골 넣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골을 많이 넣는 선수는 아니지만 의미 있는 골을 넣었다. 좋아하는 프리킥으로 골을 넣었다. 연습의 결과였다. 평생 운동만 했다. 지금 이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똑같은 은퇴지만 차두리가 더 화려하다. 차두리는 지난 1월 아시안컵에서 맏형역할을 하면서 한국의 준우승에 기여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화려하게 은퇴했다. 차두리는 FC서울의 FA컵 우승으로 소속팀에서도 빛났다. 슈퍼매치서 4-3으로 극적으로 이긴 자리서 맞은 은퇴식도 감회가 남달랐다.


    차두리는 “저랑 천수가 막내였는데 둘이 은퇴한다는 거 보면 팀 자체가 나이가 많이 들었다는 것이다. (김)병지 형님이랑 1년 선배인 (현)영민이 형도 현역으로 뛰고 있다. 2002 월드컵 멤버가 한국 축구와 국민들에게 기쁨을 준 건 사실이다. 많은 사랑을 받았고, 지금도 선수와 감독, 혹은 다른 분야에서 잊히지 않고 사랑을 받는 것 같다. 이제는 그 세대가 현역으로 뛸 수 없지만 2002년은 정말 대단했다. 그리고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 이제는 그라운드가 아닌 밖에서도 그 사랑과 관심을 다른 일로 돌려주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감독을 하든 다른 일을 하든 책임감을 갖고 다음 일을 준비하고 있다”고 감상에 젖었다.


    차두리의 화려한 은퇴가 부럽지 않을까. 이천수는 “운이 좋아 월드컵에 두 번 나갔다. 선배들에 비해 많은 경기 아니지만 대표팀 경기도 준수하게 치렀다. 올림픽도 뛰었다. 욕심 있는 선수라 화려한 은퇴에 대한 욕심도 있다. 차두리 선수는 나와 같이 대학교부터 한 방에서 동고동락했다. 사람마다 다르다. 이렇게 마무리하지만 좋게 내려놓는다고 생각한다. 두리 형에게도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난 누구와 상의를 못하고 끙끙 앓았다. 두리 형이 부럽다는 생각도 했다. 2002년 선수들이 자리를 놓고 좋아하는 선배와 그라운드를 떠나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이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멤버 중 현역선수는 철인 김병지(45, 전남)와 현영민(36, 전남)만 남게 된다. 한국축구의 한 시대가 또 다시 저물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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