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에서 열린 중·일 정상회담 당시 중국과 일본이 막판까지 '누가 갑이냐'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고 산케이신문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제3국에서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누가 '갑'인지는 '누가 누구에게 갔느냐'를 보면 안다. 특히 첫 만남이 중요하다. 두 번째부터는 한 번은 이쪽에서 찾아가고, 한 번은 저쪽에서 찾아오는 답방 릴레이가 되기 때문이다. 한·중·일 정상회담 기간에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서울 신라호텔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웨스틴조선호텔에 묵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아베 총리는 과거 두 차례 만났지만, 리 총리와 아베 총리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일은 당초 상대 정상에게 자기 쪽 호텔로 오라고 했다. 중·일은 회담 시간이 임박할 때까지 장소를 못 정하고 신경전을 벌이다 결국 일본이 중국 쪽으로 가기로 뜻을 굽혔다. 산케이는 "아베 총리의 결단으로 일본이 중국 쪽으로 갔다"고 했다.
신경전은 회담이 끝난 뒤까지 이어졌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6시 신라호텔에 도착해 리 총리를 만난 뒤 7시쯤 호텔 정문으로 나와서 만찬장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으로 갔다. 반면 리 총리는 호텔 후문을 통해 만찬장으로 갔다. 두 사람이 같은 호텔 같은 문으로 나가면 자칫 어느 쪽이 주인이고 객인지 구분이 안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산케이는 전했다. 중국은 '웨스틴조선호텔에 묵는 아베 총리가 신라호텔에 묵는 리 총리에게 찾아왔다'는 그림을 분명하게 만들고자 했고, 그래서 리 총리가 아베 총리와는 다른 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