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소통' 위한 건물 재배치 예산… 정작 靑은 "소통 문제없다" 거부

조선일보
  • 선정민 기자
    입력 2015.11.04 03:00

    집무실·비서동 거리 멀어
    與野 "내년 예산 주겠다"… 이재만 비서관 "안 받겠다"

    청와대 경내 배치도
    여야(與野) 의원들이 내년도 예산 심의 과정에서 "청와대 내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건물 재배치 추진 예산을 주겠다"고 했지만 청와대 측이 "소통에 문제가 없다"며 거부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과거에는 청와대가 "청와대 건물 정비 예산이 필요하다"고 신청하면 야당이 반대했는데, 이번엔 반대 현상이 생긴 것이다.

    지난달 29일 열린 국회 운영위 예산 심사 소위 속기록에 따르면 여야 의원들은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동(棟)인 위민관을 재배치하기 위한 설계 용역 비용을 내년 예산안에 반영하자"고 청와대 측에 제안했다. 청와대는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본관과 보좌진이 근무하는 위민관이 500여m 떨어져 있다. 보좌진이 본관으로 가려면 도보로 10분 이상 소요된다. 이 때문에 대통령과 보좌진의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고, 집무실을 위민관으로 이전하거나 본관에 보좌진의 공간을 두자는 제안이 나왔었다.

    앞서 새누리당 이상일·김용남 의원 등도 운영위 전체 회의 등을 통해 "대통령과 보좌진의 소통을 위해 건물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소위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의원이 "과거 조선시대에도 비서실 기능을 하는 관아를 굉장히 가까이 뒀다"며 재배치 필요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이날 회의에서 "대통령과 보좌진 간 소통에는 지금도 문제가 없다"며 "공간 재배치를 하면 대체(代替) 사무실을 알아봐야 하는 형편이다. 1년 동안 검토를 해서 2017년 예산에 반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당장은 재배치 추진 예산을 받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이와 관련, 여권 관계자는 "해당 예산을 받을 경우 청와대가 그동안 소통이 잘 안 됐다는 걸 인정하는 셈이 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청와대가 재배치 추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이날 운영위 예산소위는 재배치 설계 용역 비용과는 별개로 위민2·3관을 비롯해 본관·영빈관 등 개·보수 비용으로 청와대가 편성한 내년 예산 21억2400만원은 원안 그대로 통과시켰다.

    [인물 정보]
    청와대 총무비서관 이재만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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