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리커창(왼쪽) 중국 총리가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참석해 양국 국기를 흔드는 어린이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31일 한·중 정상회담은 당초 예정됐던 시간을 40여분 넘겨 총 107분간 진행됐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이야기가 너무 잘되다 보니까 회담 시간이 길어졌다"며 "사이사이 웃음꽃이 피는 등 분위기가 상당히 화기애애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영어로 말하면 '케미스트리'가 맞았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중국인이 좋아하는 황금색 옷을 입고 회담에 임했다.

두 정상은 특히 한국산 식품에 대한 중국 정부의 검역 조건을 합의하면서 서로 농담을 주고받고 웃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중국은 이날 검역 검사 기준을 마련해 한국산 쌀과 삼계탕, 김치의 수입을 허용키로 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쌀과 삼계탕, 그리고 김치까지 이제 (중국에) 수출할 수 있게 돼서 우리 농민들이 기뻐할 것"이라고 했고, 리 총리는 "쌀, 삼계탕, 김치와 같은 맛있는 것들이 박 대통령님의 노력 결과로 식단에 오르고 있다는 얘기를 꼭 하겠다"고 답했다. 정부 관계자는 "김치는 연내에, 쌀은 내년 1월, 삼계탕은 내년 상반기 중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은 청와대에서 열린 만찬에서도 친근감을 과시했다. 박 대통령은 "여행 일정 때문에 피곤하지 않으시냐"고 물었고 리 총리는 "마치 이웃집에 마실 가서 수다를 떠는 것 같은 친밀감이 있어서 매우 유쾌하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또 중국 주식·채권 시장에 대한 투자 한도를 800억위안에서 1200억위안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상하이에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개설키로 했다. 원화가 해외에서 거래되는 첫 사례로,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환전 수수료 부담을 낮출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