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중국 두 나라가 중국 상하이에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개설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채권시장에서 한국의 위안화 국채 발행도 가능해지게 됐다. 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연내발표와 비관세장벽 완화 등 양국교역도 확대키로 했다.
두 나라는 이와 함께 제조업 혁신과 로봇 등 산업혁신 협력을 강화하고 제3국 시장 공동 진출을 위한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31일 청와대는 이날 오후 박근혜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간에 가진 양자 회담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성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이날 17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금융협력에 관한 1건의 합의문을 마련했다.
◇양국 교역 확대 MOU 6건 체결
주요 분야별 성과를 보면 우선 양국은 한중 FTA 연내발효와 비관세장벽 완화 등 양국교역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한중일 FTA 등 역내경제통합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한 두 나라간의 협력도 추진키로 했다.
한국산 쌀과 삼계탕이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됐다.
쌀의 경우 우리 농림축산식품부와 중국 담당 부서간에 ‘한중 수입 및 수출용 쌀의 검역·검사 협력 MOU’를 체결, 한국산 쌀의 중국 수출이 가능해졌다. 지난 2009년 우리나라의 수입허용 요청 후 6년만의 성과다.
중국 수출 삼계탕의 위생 및 검역·검사 조건에 관한 MOU도 체결됐다. 양국이 삼계탕 수출검역요건에 합의한 것은 지난 2006년 수입허용 요청 후 9년만으로, 우리나라 대표 식품 가운데 하나인 삼계탕의 중국 수출 교두보가 마련되고 국내 닭고기 공급 과잉이 개선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 밖에 해양수산부와 중국 관할 당국은 상호 수산물 안전관리체계를 공고히 하는 등 식품안전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해외 원화거래 최초 허용
두 나라는 중국 상하이에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을 개설키로 합의했다. 중국은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조속히 개설하고 거래활성화에 협조하기로 약속했다.
해외에서 자본거래 목적의 원화거래가 허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원화의 국제 활용도가 높아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원·위안 직거래는 지난해 12월 서울에 위안화 직거래시장이 개설된 뒤 현재까지 국내에서만 가능하다.
중국 채권시장에서 한국의 위안화 국채 발행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한국정부가 중국 채권시장에서 위안화표시 국채를 발행하도록 지원키로 했다. 중국정부가 중국 내 채권시장에서 타 국가의 국채발행을 허용하는 최초의 사례며, 우리정부가 위안화 채권을 발행하는 것 역시 처음이다.
이에 따라 세계 3위 규모인 중국 채권시장에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정부의 외환보유 통화의 다변화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청와대측은 "우리 금융기관의 비즈니스 기회가 확대되고 국내 창조금융 육성 경험을 중국에 전파해 우리 금융기관의 중국진출이 확대되는 기회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제조업·로봇 등 혁신 분야 협력강화
한중 양국은 ‘제조업 혁신 3.0 전략과 중국제조 2025간 연계협력 MOU’ 체결 등을 통해 제조업 혁신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국 제조업 정책 교류, 친환경 제조, 스마트 제조, 로봇개발·활용 및 표준화, 디자인 분야 연구, 스마트공장, 친환경 공장, 공동 작업반 설치(국장급 실무 협의체) 등에 합의했다.
로봇 분야에서는 우리측이 향후 이 분야 협력을 강화할 것을 제시, 우리 로봇기업의 중국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한중 산업단지 설립과 운영, 개발에도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산업부와 중국 상무부는 ‘한중 혁신산업협력단지 공동건설에 관한 MOU’를 맺고 양국 지방 경제협력 및 교류를 강화하고 양국기업간 협력도 추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한국은 새만금사업지역을 한중산업협력단지로, 중국은 산동성 연태시, 강소성 염성시, 광동성을 중한산업협력단지로 지정할 방침이다.
◇해외 인프라·플랜트 등 제3국 공동진출 협력
두 나라는 해외시장에서의 과당경쟁을 방지하고 신흥시장 진출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협력모델을 개발키로 했다. 이를 위해 양국은 '제3국 시장 협력 진출에 관한 MOU'를 맺고 아시아와 중남미 등 제3국의 인프라·플랜트 시장에 공동진출하기로 합의했다.
한중은 기존 분업방식을 대체하는 양국기업간 컨소시엄 입찰, 공동생산·공동투자 등 새로운 방식의 협력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정책 공조, 인프라, 무역증진, 금융 등에서 협력해 나갈 방침이다.
이 밖에도 양국은 '판다 보호협력 공동 추진 양해각서'를 체결, 판다 보호 공동연구사업 진행상황과 평가결과를 공유하고 판다 보호 활동에 참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