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갈등 수위가 더 높아지고 있다.
AFP통신은 28일, 미국이 중국과 갈등 중인 남중국해의 중국 인공섬 인근으로 군함을 추가 파견할 계획이라고 미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와 함께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미 구축함이 남중국해의 중국 인공섬 12해리 이내로 처음 진입한 사실을 공식 확인하면서 "이번 작전은 앞으로 수주 또는 수개월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존 케리 국무장관은 30일부터 육상 실크로드 길목인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 순방길에 오른다고 BBC가 이날 전했다. 미국이 동쪽으로는 남중국해에서, 서쪽으로는 중앙아시아에서 중국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중국의 굴기(崛起)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신실크로드)'를 본격적으로 견제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중국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큰소리만 치는 미국은 '종이호랑이'"라고 했다. 리제 중국 해군군사학술연구소 연구원은 이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1988년 미국과 구소련 군함 간의 충돌을 언급하며 "미 군함이 남중국해를 떠나지 않는다면 중국 군함이 들이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뤄위안 중국군 예비역 소장은 봉황TV에 출연해 "중국은 남중국해에 영해기선(영해의 폭을 정하는 기선)이나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지난 27일 난사군도 인공섬 12해리 이내 수역을 통과한 미 이지스 구축함 라센함(9200t급)을 추적·감시한 중국 구축함 란저우는 중국의 첫 이지스함(7000t급)인 것으로 밝혀졌다. 란저우함은 중국이 독자 건조한 첫 위상배열 레이더 장착 구축함이어서 '중국판 이지스함'으로 불린다. 전례를 찾기 힘든 미·중 이지스함 대결이 벌어진 셈이다.
란저우는 사거리 90㎞ 이상인 HHQ-9 대공 미사일을 장착한 미사일 수직발사기 48기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