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거주하는 14만 이슬람교 신자들의 총본산인 재단법인 한국이슬람교 임원진 9명이 지난 9월 통일나눔펀드에 200만원을 기부했다. 한국이슬람교는 지난 23일 발행된 주보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지하고 범(汎)무슬림 차원에서 통일나눔펀드 참여를 독려하기로 했다. 이슬람교는 전 세계적으로 13억명 안팎의 신자를 가진 세계적인 종교이며, 토종 한국인 신자 숫자는 3만5000명 정도다.

최영길 이슬람교 이사장(명지대 명예교수·사진)은 "대한민국에서 통일을 바라지 않는 국민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겠느냐"며 "더 늦기 전에 이런 뜻깊은 일에 동참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임원들은 통일나눔운동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천천히 신중하게 참여를 준비하려고 했어요. 그러나 예언자 무함마드께서 남기신 '좋은 일은 서두를수록 좋다'는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더군요."

한국 이슬람교는 교단 차원에서 전국에 있는 성원(聖院)을 통해 일반 신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적극 독려하기로 했다. 이슬람교는 주한 이슬람권 국가들의 외교관들·재계·이주노동자 커뮤니티와 끈끈한 관계를 맺으며 이들과 한국 사회가 어우러지는 데 중심 역할을 해왔다. 이런 점을 활용해 외국 신자들에게도 통일나눔펀드의 취지를 적극 알리고 동참을 권유하겠다는 구상이다. 최 이사장은 "통일의 밑거름을 다지는 데 이슬람인들도 기쁜 마음으로 정성을 보탤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