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관심 가지면 노동시간 감소해" 조락교 경제학상 수상강연

입력 2015.10.26 21:01

연세대는 제8회 조락교 경제학상 수상자로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리차드 로저슨(Rogerson) 석좌교수를 선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까지 국내 경제학자 중에서 수상자를 정했던 이 상은 연세대 경제학과 창립 100주년을 맞은 올해부터 국내외 학자 모두를 대상으로 수상자를 찾았고, 상금도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늘렸다.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이 상을 받은 로저슨 교수는 이날 오후 4시 연세대 상경대학 대우관 각당헌에서 ‘국가별 노동시간(Work hour across countries)’이란 제목으로 수상 기념 강연을 했다.

로저슨 교수는 강연에서 “국가별 노동시간의 차이를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정부정책”이라며 “국민이 여가시간을 활용할 때 정부가 조세 혜택을 주는 등 호의적인 지원 제도를 갖춘 나라들은 노동시간이 꾸준히 감소했고, 그렇지 않으면 증가했다”고 말했다.

기존 경제학에선 ‘기술이 발전할수록 노동시간은 줄어든다’고 설명해왔지만, 로저슨 교수는 ‘기술이 가장 빠르게 발전한 미국의 경우 일하는 시간이 되레 늘었다’고 주장했다. 로저슨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1950년 미국인이 일주일에 일하는 시간보다 2015년 일하는 시간이 5%가량 늘었다. 반면 유럽 대부분의 국가는 같은 시기 노동시간이 20% 내외로 감소했다. 로저슨 교수는 “유럽 국가들은 ‘여가에 대해 보조금’을 준다고 할 정도로 정부 지출이 여가에 대해 호의적이었고, 미국은 그렇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같은 기간(1950년에서 2015년) 근로시간이 1.53배 증가해 OECD 소속 24개 국가 중 일하는 시간이 가장 많이 늘어난 나라로 조사됐다. 로저슨 교수는 “급속도로 경제 성장을 이룬 나라들은 노동시간도 함께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한국의 경우엔 그 폭이 더 컸다”며 “여가시간을 보내는데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도록 정부가 개입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로저슨 교수의 제자인 연세대 경제학과 김선빈 교수는 “(로저슨 교수의 발표는) 정부가 국민이 누리는 여가시간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노동시간이 줄어들 수도,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저슨 교수는 2011년부터 프린스턴 대학 경제학과 석좌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세계적인 거시경제학자로 유력한 차기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꼽힌다. 특히 노동시간과 경제적 불평등 간의 관계를 연구해 지금까지 80여편의 논문을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 또 경제학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학술지 아메리칸 이코노믹 리뷰(American Economic Review)의 편집장을 맡기도 했다. 조락교 경제학상은 삼륭물산 조락교 회장(경제학과 55학번)이 “경제학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업적을 낸 경제학자들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게 해달라”며 쾌척한 기금으로 2007년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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