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박원순 900억·안희정 3300억 밀어주기

입력 2015.10.26 03:00

차기 대선주자 도와주려고 서울시·충남 예산 지원 추진
자료제출 비협조 부처 등 보복성 예산 삭감 움직임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내년 예산안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등 차기(次期) 대선주자들을 위한 예산을 집중 편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애초 정부 계획보다 예산을 늘려주거나, 지자체 예산으로 쓸 돈을 국고에서 지원하는 방안 등을 활용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소속 김상희·이미경·이언주·신기남 의원은 최근 국토교통위원회 예산 심사에서 "충남 가뭄 해갈을 위해 금강 백제보(부여)~보령댐 간 도수관로(21㎞) 건설 사업 625억원을 전액 국비로 지원하라"고 요구했다. 예산 지원을 요구한 야당 의원 4명의 지역구는 모두 수도권이다. 중부 지역 가뭄과는 직접적 관계가 없다. 이 사업은 지난 17일 안희정 지사가 황교안 국무총리를 만나 적극 추진을 요청한 사업이다. 애초 정부는 625억원 예산 가운데 30%는 예비비에서 편성하고 70%는 추후 관계 기관 협의를 통해서 확보하려고 했는데, 야당 의원들이 나서서 "국비 예산을 지원하라"고 요구한 셈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증액 요구 주요 사업 정리 그래프
새정치연합은 이번 예산 심사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해 '진실 규명과 대국민 사과가 이뤄져야 한다'며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백제보~보령댐 도수관로 건설은 4대강 물을 끌어다 이용하는 '사실상의 4대강 관련 사업'이다. 또 야당 의원들은 지방하천 8곳에 대해 200억원의 예산 증액도 요구하는 등 "홍수 대책 예산도 늘려야 한다"고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예결위 관계자들은 "전국적인 가뭄 및 홍수 해결에 도움이 되는 4대강 관련 예산은 반대하면서, 자기들 이해관계가 걸린 하천 예산은 챙기겠다는 태도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와 함께 예산결산특별위원으로 경기도 부천소사가 지역구인 김상희 의원은 충남 지역 도로·철도 건설 11건에 대해 2700억원대 예산을 요구하고 있다. 김 의원은 "특별한 지역적인 생각을 갖고 (예산 신청을) 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 예산안은 지난 23일 증액 의견과 부대 의견으로 국토위 전체회의를 통과해 예결위로 넘어갔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골칫거리인 지하철 무임승차 요금 해결에도 야당 의원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박 시장과 가까운 신기남 의원은 "국가 차원의 복지정책"이라며 서울시 손실 비용의 50%인 1680억원을 국비로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방안은 논란 끝에 국토위 예산안에서 제외됐지만, 대신 서울 지하철 1~4호선 노후시설 개선 사업비 695억원과 서울 9호선 차량 구입비 241억원 등이 국토위 예산안에 포함됐다.

이와 함께 새정치연합은 그동안 자료 제출에 불성실했거나 자신들에게 비협조적이었던 부처나 기관 예산을 집중적으로 깎으려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은 내년 정부 예산안에서 2%에 해당하는 8조원을 삭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정감사에서 '카드 발급 자료를 내놓으라'는 야당 의원의 요구에 응하지 않은 한국무역협회가 대표적이다. 새정치연합은 소관 상임위인 산업위원회에서 무역협회에 대한 95억원의 보조금을 삭감하겠다고 나섰다. 국정교과서 예비비를 편성한 기획재정부에 대해서는 "쓸데없는 해외 사업과 인건비가 많다"면서 총 3000억원의 예산을 깎겠다고 했다. 한 야당 의원은 "기재부가 경제관계장관회의 회의록을 제출하지 않았다"며 회의 개최 비용 8억원을 깎겠다고 했다.

[기관 정보] 차기 대선주자들을 위한 예산 지원 사격에 나선 새정치연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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