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미술 거장 이우환(79) 화백이 프랑스를 대표하는 와인 샤토 무통 로칠드(Chateau Mouton Rothschild) 2013년산의 와인 라벨〈사진〉을 그렸다. 피카소, 샤갈, 달리 등 매년 다른 세계적 거장이 그려 '명화 컬렉션'이라고도 불리는 무통 로칠드의 라벨을 한국 화가가 맡은 건 처음이다.
라벨에 들어간 그림은 자줏빛 물감을 굵은 붓으로 한 번 쿡 찍어놓은 듯한 형태로, 오른쪽으로 갈수록 빛깔이 짙어진다. 무통 로칠드 측에서는 "위대한 와인이 완성되는 과정을 표현했다"고 평했다.
무통 로칠드를 수입하는 아영FBC 우종익 대표는 22일 "지난해 8월 필리핀 드 로칠드 남작 부인의 장례식장에서 두 아들 필립과 줄리앙이 '와인 라벨을 그려줄 한국 작가를 추천해달라'고 부탁했고, 이우환과 천경자 화백을 소개했다"고 전했다. 우 대표는 "지난해 베르사유궁(宮)에서 열린 이우환전을 보고 '훌륭하더라'고 했다"며 "이때 이 화백으로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무통 로칠드는 유대계 재벌가 로스차일드(Rothschild)가 소유한 와이너리. 1945년 나치 독일로부터 프랑스 해방을 기념하기 위해 화가 필립 줄리앙에게 승리(Victory)를 뜻하는 V자를 그려달라고 부탁한 이후 세계적 작가에게 라벨을 의뢰하는 전통이 자리 잡았다.
작가에게는 작품료 대신 그림이 들어간 빈티지(생산연도)와 또 다른 빈티지의 무통 로칠드 와인을 1케이스(12병)씩 준다. 2012년산 무통 로칠드의 경우 병당 가격이 170만원(소매가 기준)가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