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 사장님들, 흡연 장면 없애주세요"

조선일보
  • 김효인 기자
    입력 2015.10.23 03:00 | 수정 2015.10.23 13:43

    박재갑 교수 금연 운동 기록 18점, 국가기록원 민간 기증물로 공개

    박재갑
    박재갑
    "한국방송·문화방송·서울방송 사장님께. 인기 탤런트의 흡연 장면이 방영될 때마다 금연 운동이 무력화되고 있습니다. 방송되지 않도록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십 수년 전만 해도 드라마에서 담배 피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당시 국립암센터 초대 원장이던 박재갑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등장인물이 고민에 빠지면 반드시 흡연하는 장면이 나온다"며 방송국들에 공문〈사진〉을 보내고 사장들을 직접 만나 '브라운관에서 흡연 장면을 없애야 한다'고 설득했다. 그런 노력 등에 힘입어 2003년 KBS와 SBS가, 2005년 MBC가 '흡연 장면 방송 노출 금지'를 선언했다.

    방송국들에 보낸 공문
    /국가기록원 제공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은 22일 성남 서울기록관에서 '나의 삶과 기록, 역사가 되다'를 주제로 민간 기증 기록물 총 22만여점을 전시했다.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한국의 암 연구와 금연 운동사를 보여주는 박 교수의 기록들도 포함됐다. 올 들어 박 교수가 기증한 것들로, 그의 일정표·건의문·입법청원자료 등 18점이다. 일정표에는 그가 당시 김대중 대통령 업무보고에 참석해 담배의 위험성을 설명했던 사실도 적혀 있다. 당시 박 교수가 "국민을 암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국민을 담배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며 담배와 암 발병의 관계를 설명하자 김 대통령이 "나도 1987년까지는 두 갑씩 피웠다"며 놀란 것으로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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