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전(前)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국가보훈처가 “독립유공자 문남규(文南奎) 선생의 손자가 맞다”고 결론 내렸다. 문 전 후보자는 지난해 6월 국무총리 후보자로 임명됐다가 친일 강연 논란 등으로 14일 만에 자진사퇴했다.
보훈처 관계자는 22일 “방대한 양의 자료 등을 통해 문 전 후보자가 독립유공자 문남규 선생의 손자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지난달 말 보훈심사위원회에서 이같이 결정 내렸다”고 말했다.
보훈처는 문남규 선생과 문 전 후보자의 조부가 동일인이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1년 4개월여 동안 족보 및 회고록, 제적등본 등의 자료를 확인하고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최종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문남규 선생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단체 대한독립단원으로 활동한 인물로 평안북도 삭주에서 일본군과 교전을 벌이다 순국했고, 2010년 애국장 포상을 받았다. 대한독립단은 3·1운동 이후 박장호·조맹선·백삼규 등 독립운동가 560여 명이 1919년 4월 만주에서 조직한 독립운동단체다.
문 전 후보자는 2011년 서울 온누리교회에서 열린 강연에서 한 “일제 식민 지배와 남북 분단은 하나님의 뜻” 발언이 친일 사관(史觀) 논란을 일으켜 지난해 6월 총리 후보자가 된 지 2주 만에 사퇴했다. 당시 문 전 후보자는 “일반 역사 인식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과 나눈 역사의 종교적 인식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문남규 선생이 문 전 후보자의 조부라는 결론이 나오자, 문 전 후보자는 보훈처에 독립유공자 유족 등록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보훈처는 문 전 후보자에 대한 사퇴 여론이 거세게 일던 지난해 6월 “문 후보자의 조부가 일제강점기 대한독립단원으로 활동한 애국지사 문남규 선생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지만, “국가기관이 확실하지 않은 사실을 섣불리 발표했다”는 일각의 비난에 부딪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