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가 갑자기 건조해지는 가을에 안구건조증을 많이 호소하지만, 정작 안구건조증을 유발하는 생활습관을 개선하거나 치료하려는 사람은 드물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현준영 교수는 “안구건조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는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며 “안구건조증이 왜 생기는지,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를 알고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구건조증 방치하면 안되는 이유

눈이 건조해지면 그 즉시 눈에 증상이 나타난다. ▲눈에 모래알이 들어간 것처럼 이물감이 느껴지고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하얀 막이 낀 것처럼 앞이 뿌옇게 보이고 ▲눈이 자주 충혈되고 ▲눈알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고 ▲눈이 시리고 ▲분비물이 많이 생기고 ▲눈 주변에 뻐근한 통증이 느껴지는 식이다. 현준영 교수는 “안구건조증은 증상이 워낙 다양하고, 시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방치하면 일상생활을 하기가 불편해진다”며 “증상이 생겼을 때 즉시 치료해야 각막이 손상되고 염증이 생기는 것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구건조증을 방치하면 증세가 점점 심해지고, 만성화된다. 그러면 치료가 잘 안 되고, 드물게는 각막 손상 탓에 시력이 저하될 수 있으며, 충혈의 경우 수년간 방치하면 미세혈관이 사방으로 뻗어나가고 혈관 직경이 굵어져 깨끗한 눈을 되찾기 어려워진다.

콘택트 렌즈 끼거나, 스마트폰 오래 보면 악화

안구건조증은 눈물샘에서 분비되는 눈물의 양이 줄거나 눈의 표면에서 증발하는 눈물의 양이 많거나 코로 빠져나가는 눈물의 양이 많으면 생긴다. 여기에는 여러 생활습관이나 질병 등이 영향을 끼친다. 류마티스질환, 당뇨병, 비타민A결핍증, 갑상선질환이 있으면 눈물이 잘 생성되지 않는다. 콘택트렌즈를 껴도 눈물이 적게 나온다. 스마트폰이나 TV 등을 오래보는 것은 눈물 증발에 영향을 끼친다. 한 곳을 집중해서 오랫동안 바라보면,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줄어든다. 눈을 자주 깜빡여야만 지방 성분이 눈 표면에 적당히 묻는데, 지방 성분이 부족하면 눈물이 과도하게 증발해버린다. 만성결막염이 있으면 수분을 결막에 붙잡아두지 못 해, 눈물이 눈물관을 통해 코로 흘러내려 가게 된다.

안구건조증 단계별 치료 해야

인공눈물을 넣는다고 무조건 안구건조증이 치료되는 게 아니다. 질병의 단계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현 교수는 “뻑뻑함·이물감 같은 눈 자극 증세가 하루 이틀 사이에 서너 번 생기면 1단계로, 안구건조증 환자의 절반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때는 수분 섭취량을 늘리거나 인공눈물을 넣으면 완화된다. 안구건조증 환자의 30%는 눈 자극 증세가 하루에 4~5회 나타나는 2단계이다. 하루에 여러 번 넣어도 상관 없는 무방부제 인공눈물을 증상이 있을 때마다 넣어야 한다. 오메가3나 감마리놀렌산을 섭취하면 눈물막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데 도움이 되며, 눈꺼풀에 염증이 있으면 항생제를 복용한다.

하루 종일 눈 자극 증세를 겪는다면 3단계다. 전체 환자의 20% 내외이다. 각막 중심부가 손상될 위험이 있으므로 자가혈청 안약을 쓰거나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 눈물이 코로 빠져 나가지 않게 하는 수술을 받기도 한다. 1% 정도의 환자는 눈꺼풀과 결막 등이 서로 들러붙어 결막에 영구적인 상처가 남는 4단계다. 각막이식 수술이 필요하며, 전신성 소염제를 투여한다.

[안구건조증 예방법? 스마트폰, 컴퓨터 1시간 보면 10분 쉬어야]

[안구건조증 관리법, 심할시 각막염 우려돼…"5분 이상 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