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각)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다. 이번 순방은 14일 한국전 참전 기념비 헌화를 첫 일정으로 시작돼 16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으로 끝난다.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 간 정상회담은 4번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방미의 키워드는 '한·미 동맹'과 '북핵', '뉴프런티어(새로운 영역)'"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15일, 지난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한국 대통령으로는 두 번째로 펜타곤(미 국방부)을 찾는다. 당시 외국 원수에게 처음으로 펜타곤 내 회의실인 '탱크룸'이 개방됐으며 미군 수뇌부가 모두 나와 한반도 상황을 브리핑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에도 그런 최상의 예우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 부통령 관저에서 조 바이든 부통령과 오찬(15일)을 갖는 것도 드문 일이라고 한다. 박 대통령은 또 이날 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서 미국의 여론 주도층 인사들을 앞에 놓고 자신의 외교·안보 정책을 주제로 연설한다. 청와대는 이런 행보를 통해 미국 조야(朝野)에 퍼져 있는 '한국의 대(對)중국 경사(傾斜)론'이 어느 정도 불식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16일 정상회담의 주된 의제는 '북핵'이 될 전망이다.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은 "양 정상은 한·미 간의 빈틈없는 대북 공조를 재확인하고, 북한의 전략적 도발에 대한 대응 및 의미 있는 비핵화 대화 재개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최근 한·중 정상회담의 결과를 오바마 대통령에게 설명하고 '한·미·중 3각(角) 협력'의 필요성을 피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한국의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문제는 의제에 포함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고 한다.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 사업 기술이전 문제는 이번에 한민구 국방방관이 동행하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양국 간에 관련 대화가 오갈 것 같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14일 NASA (미 항공우주국)의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를 방문한다. 이와 관련, 안종범 경제수석은 "이번에 우주, 엔지니어링, 에너지 신산업, 보건·의료 등 '뉴프런티어'(새로운 영역)에서 협력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