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와의 갈등 때문에 YG 앞에 모여든 건물 세입자들

입력 2015.09.24 14:59

24일 오후 1시 20분쯤 서울 합정동의 YG엔터테인먼트 사옥 앞에 ‘테이크아웃드로잉’(이하 드로잉) 관계자 40여명이 모였다. 영화 ‘건축학개론’ 촬영지로 유명한 ‘드로잉’은 서울 한남동에서 예술가들이 모여 운영하는 카페. 이 드로잉이 입점한 건물 소유주가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8)다.

YG 소속 가수 싸이 측의 거짓말과 폭력성을 알리겠다며 기자회견을 연 이들은 “임대차보호법을 준수하라” “3번의 강제집행과 1번의 불법침입”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싸이가 세입자인 자신들을 내보내기 위해 용역을 동원하는 등 폭력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지난 21일 싸이 측이 드로잉의 매장 집기를 들어내는 강제집행을 시도했다. 드로잉 관계자들은 이 조치에 문제가 있다며 YG엔터터엔먼트 사옥 앞에 모인 것이다. 싸이 측의 강제집행 시도는 그게 3번째였다.
24일 '테이크아웃드로잉' 관계자들이 서울 합정동의 YG엔터테인먼트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병희 기자
최소연 드로잉 대표는 “지난 18일 법원이 강제집행 정지명령을 내렸는데, 사흘 만에 공탁금을 내지 않았다는 핑계로 용역 80여명을 데려와 강제집행을 시도한 싸이 측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공탁금을 내면서 강제집행은 중단됐지만, 카페 집기 대부분이 철거돼 당분간 휴업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이들은 왜 이렇게 대립하는 걸까. 2010년 드로잉이 한남동에 입점할 당시 건물 소유주는 싸이가 아닌 일본인이었다. 드로잉 측은 이 건물주와 매년 연장 계약을 할 수 있다는 특약 조항에 합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6개월 뒤 건물주가 바뀌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새 건물주는 재건축을 위해 가게를 비워달라고 요구했다. 드로잉은 2013년 12월 31일까지 가게를 비운다고 합의했는데, 재건축은 진행되지 않고 건물이 싸이에게 넘어갔다. 싸이는 이 건물을 대형 프랜차이즈와 계약하기로 했다며 드로잉에 퇴거조치를 통보했다. 기존의 합의와 달리 재건축이 안 됐으니 나갈 수 없다는 드로잉 측과 이미 계약 기간이 지났으니 나가라는 싸이 측이 대립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가수 싸이.
싸이는 건물 세입자인 카페 테이크아웃드로잉을 상대로 건물을 비워달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8월 13일 서울서부지법은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다만 드로잉 측이 요청한 강제집행 중지 요구가 받아들여지면서 법원은 드로잉 측이 공탁금 6000만원을 내는 조건으로 지난 18일 강제집행 중지명령을 내렸다.

최소연 대표는 “공탁금을 마련하는 동안 불과 사흘만에 싸이 측이 용역을 데리고 강제집행을 시도했다”고 했다. 그는 “11월 말에 드로잉에서 전시가 예정돼 있고, 이 기간을 지켜준다는 합의까지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공탁금을 안냈다는 핑계로 강제집행을 시도하고, 이를 막는 사람들을 깡패나 폭도처럼 묘사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

싸이 측은 법원 판결에 따른 정당한 대응이란 입장이다. 싸이 변호인인 정경석 변호사는 “강제집행은 국가 기관의 집행”이라며 “국가기관인 집행관이 나왔는데도 (드로잉 측이)막무가내로 강제집행을 제지한 것”이라고 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인터넷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세입자를 상대로 건물주가 횡포를 부린다는 견해와, 건물주가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재산권 행사를 못하는 것은 문제라는 의견이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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