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재미… 더 많이 찾을수록 뇌 젊어져요

조선일보
  • 나덕렬 교수·삼성서울병원 뇌신경센터 소장
입력 2015.09.22 03:00

[신문은 의사선생님] [나덕렬 교수의 뇌美인 이야기]

생존·감정·욕구 판단하는 뇌 기능, 3층으로 나뉘어 뇌 전체 영향 줘
식욕·성욕 등 적당한 욕구로 인한 긍정적 감정 많을수록 뇌 건강해

나덕렬 교수·삼성서울병원 뇌신경센터 소장 사진
나덕렬 교수·삼성서울병원 뇌신경센터 소장
치매가 말기에 이르면 환자는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가족을 못 알아보기도 한다. 그럼에도 반가운 사람이 방문하거나 손자, 손녀 얘기를 들려주면 갑자기 눈을 뜨고 웃거나 우는 기적적인 순간이 있다. 꺼져가는 뇌에 불을 켜는 이 신비한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뇌는 3층 구조로 돼 있다. 아래에서부터 위로 향하면서 나타나는 뇌줄기-변연계-신피질이 그것이다. 가장 아래 뇌줄기에는 호흡 중추, 심장 중추 같은 기본적인 생명활동이 존재한다. 가운데 변연계는 가장자리 뇌라고 하는데, 뇌줄기와 신피질 경계에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음식, 물, 잠에 대한 욕구, 성적인 욕구, 그리고 적과 친구를 감별하는 감정 센터가 존재한다. 맨 위 신피질은 합리적인 생각과 판단을 하는 뇌다. 즉 몸에서 올라오는 식욕, 성욕 등의 내부 욕구와 각종 외부 자극에 대한 욕구(예를 들어 명품 가방 같은 멋진 것에 대한 소유욕)를 조절할 뿐만 아니라 자아실현을 이룬다.

때때로 우리는 욕구를 부정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피하거나 덮으려 한다. 그러나 욕구를 적절히 추구하는 것은 마치 지구 깊은 곳의 마그마를 이용해 건강, 즐거움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온천을 이용하는 것과 같다. 즉, 뇌줄기와 변연계에서 올라오는 본능과 욕구는 강한 에너지원으로서 뇌 전체에 불을 켜고 특히 전두엽 피질의 동기센터를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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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다양한 욕구가 사라져 뇌 기능 감퇴를 유발한다. 건전한 욕구를 적극적으로 찾아 즐기면 뇌 기능은 활성화된다. /Getty Images Bank
이 에너지는 강력하고 항상 활화산처럼 폭발할 준비가 돼 있다. 마치 출발선에 있는 경주마가 튀어나갈 준비를 하는 것과 같다. 이 에너지로 남녀가 사랑을 불태우게 하고, 손자 생각만 하여도 웃음이 나오게 한다. 꺼져가는 말기 치매 환자의 뇌까지도 불이 켜지게 만든다. 더구나 우리가 의사 결정을 할 때 필요한 힘은 신피질보다 변연계가 더 세다. 예를 들어 남녀가 선을 볼 때 신피질은 사랑할 합리적인 이유를 이리저리 대면서 사귀라고 하지만 변연계가 "사랑하고 싶지 않다"라고 선언하면 그것으로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낮은 단계 욕구를 충족시키고 고차원적인 욕구로 나아가면서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 그러므로 강한 욕구를 만나야 한다. 욕구를 덮어서도 안 된다. 당신의 행동과 결정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결국 욕구이므로 이를 조절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남과 자기에게 해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하고 싶은 것을 실컷 해 보아야 한다. 인생이 재미있다는 것을 듬뿍 느껴야 한다. 생리적인 욕구,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를 넘어서서, 자존감을 키우고, 자아실현을 하겠다는 욕망을 불태워야 한다. 나이가 들면 일반적으로 욕구가 줄어든다. 노인이 돼 모든 욕구를 다 내려놓으면 뇌가 빨리 늙을 수 있다. 재미를 찾아야 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외식 계획을 세우고, 영화를 보고, 친구와 만나서 재미있게 대화를 나누며, 여행을 가는 등 재미있는 욕구와 일을 많이 만들면 뇌가 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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