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 후 처음으로 오는 22~25일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 시 주석은 25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후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26~28일 뉴욕을 방문한다. 시 주석과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13년 캘리포니아 휴양지에서 넥타이를 풀고 편안한 차림으로 만난 적이 있지만, 두 정상이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년前 '노 타이' 회동 - 지난 2013년 6월 미국 캘리포니아 휴양지에서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노 타이(No-tie)' 차림으로 담소하며 걸어가고 있다.

중국은 시 주석의 첫 미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열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주요 2개국(G2)으로서의 지위를 공인받는다는 입장이지만, 중국이 구상하는 미국과의 신형 대국 관계 구축이 정상회담으로 급물살을 타긴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의제 중 세계의 이목이 쏠린 분야는 사이버 군축 합의 여부다. 뉴욕타임스는 19일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의 주요 기반시설을 마비시키기 위한 사이버 무기 선제사용 금지를 뼈대로 한 사이버 군축 협정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은 올해 연방인사관리처가 해킹당한 것을 비롯해 연방 공무원 등의 개인정보를 대규모로 해킹한 진원으로 중국을 꼽아 미·중 양국간 갈등이 이어져왔다.

양국이 이견을 좁히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이슈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이 남중국해에 건설한 인공섬의 12해리 이내에 미 군함이나 공군력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중국은 "우리 영토에 대한 정당한 주권행사에 간섭하지 말라"며 맞서고 있다.

반면 양국 간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고조되고 있다. 20일 중국 중앙(CC)TV는 시 주석의 방미에서 경협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양국이 그동안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양자 투자협정(BTI) 체결을 위한 협상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기후 변화 대응과 북핵 문제 등 핵 비확산에 대해서도 양국 정상의 의견 차이가 거의 없어 정상회담의 주요 성과로 꼽힐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시 주석의 방미에 맞춰 양국 간 현안들을 진지하게 거론하고 해결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일부 의회 관계자와 대선 후보자들은 중국의 사이버 해킹 의혹과 남중국해에서의 군사력 강화 등을 이유로 시 주석의 방미 수준을 격하해야 한다는 주장도 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국빈 방문이라는 형식을 유지하면서 최대한의 예우를 하는 대신, 실질적인 성과를 얻어내겠다는 생각이다.

[美국빈 방문하는 시진핑 中 국가주석]

우선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정부에 대한 중국의 해킹을 상당히 강하게 따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존 케리 국무장관과 이 부분에 대해 사전 조율을 한 만큼 일부 양보를 하면서, 대신 미국으로 도피한 경제사범을 소환하는 식으로 주고받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

남중국해 관련 분쟁에서는 미국이 중국에 강하게 국제법 준수를 요구하겠지만, 일본의 안보법 통과까지 겹치면서 중국도 양보할 수 없는 의제다. 역내 평화를 불안하게 하는 중국의 행위에 대해 미국 측은 강한 유감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미·중이 공통된 입장을 갖고 있다. 북한의 도발 움직임에 중국 측도 한목소리로 유엔 결의 위반을 경고했고 "한반도 긴장을 조성할 수 있는 그 어떤 새로운 행동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도 같은 생각이다. 6자회담 재개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TV조선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