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개천에서 총리났다

    입력 : 2015.09.16 01:30

    [집중탐구] 호주 새 총리 '보수의 이단아' 맬컴 턴불

    - 가난한 독학생→재벌→총리
    보수면서도 동성 결혼 지지, 홀아버지 밑에서 독하게 공부
    아내는 시드니 첫 女시장… 親中성향, 외교 변화 예고

    지난 14일(현지 시각) 토니 애벗(58) 호주 총리를 몰아내고 새 총리가 된 맬컴 턴불(61)은 호주에서 가장 부유한 정치인 중 한 명이다. 기업가 출신인 그는 2010년 자산 1억3200만달러(약1560억원)로 호주경제지 비지니스리뷰위클리가 선정한 200대 부자 중 182위에 올랐다.

    그도 한때는 가난한 고학생(苦學生)이었다. 홀아버지 밑에서 자라 장학금으로 공부했다. 라디오 작가였던 어머니는 그가 아홉 살 때 교수인 새 남편을 만나 뉴질랜드로 갔다. 그는 "어머니가 떠나면서 집까지 팔 정도로 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지만 아버지는 한 번도 내색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의 아버지는 전기공·여행업자로 일하며 아들을 시드니에서 가장 비싼 사립학교 중 하나인 '시드니 그래머스쿨'에 보냈다. 그는 입학 후에 학비 대부분을 장학금으로 충당했다. 시드니대학에 진학해 법학과 정치학을 전공한 그는 세계에서 1년에 85명만 뽑는 로즈장학생(Rhodes Scholar)에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공부했다. 아내 루시도 이때 만났다. 루시는 호주 전 법무부장관 톰 휴스의 딸로, 2004년 호주 여성 최초로 시드니 시장을 지냈다.

    손자 안고 취임 선서하러 - 15일(현지 시각) 호주 신임 총리로 확정된 맬컴 턴불이 두 살짜리 외손자 잭 알렉산더 턴불 브라운을 안고 수도 캔버라의 총리 관저를 나서고 있다. 잭은 이날 오전 열린 총리 취임 선서식에 함께 참석해 외할아버지가 선서를 할 때 옹알이로 따라 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손자 안고 취임 선서하러 - 15일(현지 시각) 호주 신임 총리로 확정된 맬컴 턴불이 두 살짜리 외손자 잭 알렉산더 턴불 브라운을 안고 수도 캔버라의 총리 관저를 나서고 있다. 잭은 이날 오전 열린 총리 취임 선서식에 함께 참석해 외할아버지가 선서를 할 때 옹알이로 따라 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AP 뉴시스

    졸업 후 변호사로 활동한 턴불은 영국 전 비밀 첩보원 피터 라이트의 회고록 출판을 막으려는 영국 정부를 상대로 라이트의 변호를 맡아 이기면서 유명해졌다. 지분을 갖고 있던 인터넷 업체 오즈이메일(OzEmail)의 주가가 오르며 큰돈도 벌었다.

    정치에는 2004년 '경제 정치인'이란 간판을 달고 입문했는데, 초선 의원이면서도 환경장관에 발탁됐다. 2008년 노동당 정부 출범 이후 제1야당(현 집권당인 자유당) 당수가 됐지만, 1년 뒤 애벗에게 당수 자리를 내줬다. 이후 2013년 통신부 장관을 맡았고, 정치입문 11년 만에 총리가 됐다. 보수정당인 자유당 소속이지만 동성 결혼 지지 의사 등을 보인다는 점에서 '보수의 이단아'란 평가를 받는다. 또 애벗 전 총리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각별히 친분을 유지하며 일본과 친밀했던 것과는 달리, 일본과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에 호감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향후 호주의 동아시아 정책에 변화가 올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