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급 고척 스카이돔… 서울市·넥센, 사용료 놓고 줄다리기

조선일보
  • 오유교 기자
    입력 2015.09.16 03:00 | 수정 2015.09.16 06:44

    -한국도 사시사철 야구 본다
    완공까지 무려 2413일 걸려
    소음 차단 '투명 차음막' 눈길… MLB 쓰는 '미국산 흙' 깔려
    일부 내야석 통로 없어 불편

    -넥센 "운영권 달라"… 市 난색
    구단 기대만큼 수익 안되면 市가 지원키로 한발 물러서
    교통체증·주차 부족이 과제… 11월엔 전국고교야구선수권

    하늘에서 내려온 우주선 같은 모습이었다.

    15일 서울 구로구의 지하철 1호선 구일역. 출구로 나오니 은빛이 감도는 유선형 건물이 희미하게 보였다. 도착까지 역에서 도보로 15분. 드디어 베일을 벗은 국내 최초 돔구장의 모습이 점점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이날 완공된 '고척 스카이돔'을 언론에 공개했다. 서울시는 "1965년 미국에 세계 최초 돔구장인 애스트로돔이 생겼고, 1988년 일본의 첫 돔구장인 도쿄돔이 탄생했으며, 이제 한국에 사시사철 야구가 가능한 곳이 생겼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서울대학교 야구부와 여자 야구 국가대표팀 간의 이벤트 경기(서울대 8대4 승)도 열렸다.

    ◇'야구의 성지' 허물고 태어나다

    고척 스카이돔은 2009년 첫 삽을 뜬 이후 완공까지 무려 2413일이 걸렸다. 당초 아마추어 야구의 성지였던 동대문야구장이 철거되면서 대체 아마 전용 구장으로 건립됐는데, 설계가 8차례나 변경된 끝에 프로용 구장으로 성격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붕을 반쯤 씌운 '하프 돔'에서 '완전 돔'으로 바뀌었고, 총사업비도 점점 증가해 5배가량(408억원→1948억원)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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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훈 기자·서울시 제공
    미국 설계 전문 회사의 조언을 받은 흔적이 곳곳에 보였다. 내야에는 메이저리그(MLB)에서 쓰는 '미국산 흙'이 깔렸다. 일반적인 그물망보다 얇은 1㎜ 두께의 '다이니마(dyneema)' 섬유를 사용했다는 백네트 덕분에 경기를 볼 때 더 시원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포수석과 불과 14m 거리에서 가죽 시트에 앉아 관람할 수 있는 '다이아몬드석'(총 304석)도 인상적이었다. 세계 최초로 돔구장 지붕에 '투명 차음막'을 설치하는 등 소음 차단에 신경 쓴 덕분에 경기 도중 바깥에서는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구장을 둘러본 이종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메이저리그 경기장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비한 점도 있었다. 일부 내야석은 서른 개가 넘는 좌석이 중간에 통로 하나 없이 일렬로 쭉 늘어서 있었다. 가운데쯤 앉은 관중이 잠깐 나가려면 십수 명에게 양해를 구해야 할 정도다. 지하 1층에 있는 불펜에서 연습 투구를 마치고 마운드에 오르려면 수십 개의 계단을 거쳐 지상 그라운드로 올라와야 한다.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려다 생긴 불편함이다. 왜소해 보이는 전광판(가로 길이 24m)도 아쉬웠다. 사직이나 KIA 챔피언스필드의 전광판(각각 가로 길이 35m)보다도 작았다.

    ◇완공은 시작일 뿐이다

    고척 스카이돔은 앞으로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서울시와 넥센이 물밑에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아직 합의가 되진 않았다. 운영권과 사용료 등 크게 2가지 부분에서 서로 의견이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야구 '돔구장 시대… '고척 스카이돔' 문 열어
    한국 야구 '돔구장 시대… '고척 스카이돔' 문 열어 - 한국에 '돔구장 시대'가 열렸다. 국내 첫돔(dome) 야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이 공사를 마무리하고 15일 문을 열었다. 고척 스카이돔은 서울 구로구 고척동에 완전 돔 형태로 지어졌으며, 관중석은 총 1만8076석이다. 그라운드에서 지붕까지 높이(67.59m)는 일본 도쿄돔보다 5m가량 높다. 현재 서울 목동구장을 쓰는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고척 스카이돔을 새로운 홈 경기장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넥센과 '건물주'인 서울시는 경기장 사용료·광고권 등의 문제에 대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날 서울대 야구팀과 한국 여자 야구 대표팀이 시범 경기를 했다. 아래 사진은 고척 스카이돔의 외부 전경. /허상욱 기자·뉴시스
    서울시는 산하기관인 서울시설관리공단이 운영을 맡고, 구장 사용료(광고 수익과 입장권 수익의 일부·매장 임대 수수료 등)를 감정평가를 통해 산정해 넥센에 부과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 연간 30억~40억원을 서울시 측에 부담하며 목동 구장을 사용하는 넥센은 돔구장 입성을 주저하고 있다. 최신식인 데다 규모가 더 큰 고척 스카이돔의 감정평가 결과 사용료가 더 높아질 것은 뻔한데, 입장료나 광고 수익도 반드시 많아질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직접 운영권을 행사해 비시즌 동안 공연 임대 수익 등을 창출하려는 기대도 갖고 있다.

    서울시 이형삼 체육정책과장은 "운영권은 양보가 어렵지만 넥센이 기대만큼 수익을 올리지 못할 경우 서울시가 지원한다는 입장으로 한발 물러섰다"며 "이번 달 안에 넥센의 고척 스카이돔 사용을 골자로 하는 MOU(업무양해각서)를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프로경기가 없을 때는 주로 공연 시설이나 아마추어 야구를 위한 시설로 쓰일 전망이다. 오는 11월에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가 예정돼 있고, 다음 달에 아이돌 그룹 '엑소(EXO)'의 공연이 열린다. 경인로와 서부간선도로 등 돔구장 일대의 상습적인 교통체증 해결은 장기적 과제다. 돔구장의 주차공간도 492면뿐이다. 지하철 구일역의 경우 내년에 고척돔 방향으로의 출구가 생겨야 현재 역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가 5분 이내로 단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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