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대학 졸업자 감소도 문제, 대비책 세워야

조선일보
  • 여준구 KIST 로봇·미디어연구소 소장
    입력 2015.09.09 03:00

    여준구 KIST 로봇·미디어연구소 소장 사진
    여준구 KIST 로봇·미디어연구소 소장

    요즈음 대학 구조개혁 평가 발표로 대학가가 어수선하다. 4년제 대학교 중 A등급을 받은 34개 대학교를 제외하고 135개 대학이 4%에서 최고 15%까지 정원 감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대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학 구조조정의 주원인은 인구 감소다. 통계에 따르면, 2045년에 인구가 약 1000만명이 줄어 4000만명 정도가 되고, 대학 정원은 2016년부터 고교 졸업생 수를 넘는다고 한다. 결국 대학은 정부에서 정원 감축을 강요하지 않아도 자연히 구조조정이 될 수밖에 없는 절박한 현실에 처해 있는 것이다.

    전면적인 강제 정원 감축에 앞서 추진해야 할 것이 첫째, 부실 대학을 가려내고 퇴출해 학생들의 피해를 줄이는 것이다. 둘째, 사립대학의 해산을 촉진하기 위해 해산법인의 남은 재산을 공익법인이나 사회복지법인으로 출연을 허용하는 등의 사립학교법 개정이 필요하다. 해산 시 재산 출연자에게 잔여 재산의 환원이 불가한 현 제도에서는 스스로의 구조조정을 기대하기 어렵다.

    대학 구조조정과 더불어 정부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은 앞으로 대학교육을 받은 인재의 풀이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사실이다. 몇 년 전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2015년부터 대학 졸업자 수(50만2000명)가 정년퇴직자 수(54만1000명)보다 적어진다고 한다. 대학 졸업자 감소는 곧 국가경쟁력 하락으로도 이어진다. 대한민국은 철강, 조선, 반도체,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이며 오늘의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그런데 이제 그 첨단 연구와 산업발전을 이끌어갈 핵심 인재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대학정원 감소)뿐만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 닥쳐올 문제(대학졸업자 감소)도 대비해야 한다. 예컨대, 기업체 맞춤형 교육과 같이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산학연을 연계해 맞춤형 우수 인재를 양성하는 계약학과 제도도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지금은 대학 졸업자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게 사회 문제지만 10~20년 뒤에는 기업체에서 대학 졸업자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것이 사회 문제가 될 것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했다. 단기적 대책 마련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인재 육성계획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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