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분 만남… 시진핑과 단독 오찬장엔 朴대통령의 애창곡이 흘렀다

입력 2015.09.03 03:00 | 수정 2015.09.03 10:37

[韓·中 정상회담] 韓·中 정상 6번째 회담

열병식 참석 30개국 정상 중 유일하게 朴대통령과 오찬
메뉴판엔 양국 정상 얼굴… 朴대통령 사진 밑에는 無信不立 글귀 적혀
"퍄오제(朴姐·박근혜 누님)" 중국 네티즌들 환영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의 동대청에서 34분간 정상회담을 했다. 이어 오찬을 위해 나란히 서대청으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두 정상은 서로 마주 보면서 웃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특별 오찬 1시간 4분을 포함해 이날 1시간 38분 동안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 양국 현안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두 정상의 대화는 동시통역으로 이뤄졌다. 과거처럼 순차(順次) 통역을 했다면 3시간이 넘는 회담을 가진 셈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아주 많은 정보가 오갔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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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시작하며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시 주석은 한·중의 속담을 인용하며 양국의 협력을 강조했다. 시 주석 오른쪽은 리잔수 당 중앙판공청 주임. /AP 뉴시스
박 대통령 애창곡 흐르고 메뉴판엔 '이심전심' TV조선 바로가기
박 대통령은 이날 분홍색 웃옷에 검정 바지 차림으로 회담장에 들어섰다. 박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그동안 주석님과는 여러 번 정상회담을 가졌는데, 오늘 회담은 종전 70주년과, 우리의 광복 70주년이자 분단 70주년을 맞는 역사적 해에 개최되는 만큼 그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에 앞서 모두 발언을 통해 "한·중 관계는 현재 정치적 상호 신뢰와 경제·무역 협력, 인적 교류가 함께 전진하는 기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는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중국에도 '많은 사람이 함께 장작을 모으면 불이 커진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한·중 속담을 통해 상호 협력을 강조한 것이다. 시 주석은 "한국과 각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를 희망한다"며 "(양국이) 공동 발전의 길을 실현하고, 지역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아시아의 진흥을 위해 함께하고, 세계의 번영을 촉진하는 등 '네 가지 동반자 목표'를 향해 뻗어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항일 전쟁 승전 70주년 열병식에 참석하는 30국 정상 가운데 카자흐스탄·라오스·캄보디아·세르비아 정상 등과도 회담했다. 그러나 시 주석이 별도로 단독 오찬 자리를 마련한 것은 박 대통령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해야 할 말을 메모에 꼼꼼히 적어 와 시 주석에게 얘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이날 "박 대통령님의 강력한 지도 아래 한국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성공적으로 이겨낸 것을 축하한다"고도 했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의 방중에 대해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 한 번 만나서 반갑습니다. 중국 정부와 인민을 대표해서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에 참석하신 것을 열렬히 환영하고 감사드립니다"라고 반복적으로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날 정상회담과 오찬 회담에선 양국의 외교안보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중국 왕후닝 중앙정책연구실 주임과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왕이 외교부장이 모두 배석했다. 중국 측도 이번 회담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오찬 회담의 경우, 양국 정상과 배석자가 서로 마주 보고 앉는 게 관례지만 이번에는 나란히 앉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심도 있고, 내밀한 의견 교환을 위해서"라고 했다.

이날 오찬장에 놓인 메뉴판에는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사진이 각각 인쇄됐다. 이 중 박 대통령의 사진 밑에는 '이심전심 무신불립', 시 주석 사진 밑에는 '번영창조 미래개척'이라는 글귀가 한글과 한자로 적혀 있었다. '무신불립(無信不立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은 시 주석이 지난해 7월 방한 당시에도 쓴 표현이다.

중국 매체들은 이날 박 대통령 방중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관영 법제일보는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으로 "한·중 관계는 새로운 장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 네티즌은 박 대통령을 '퍄오제(朴姐·박근혜 누님)'라고 부르며 환영했다. 이는 시 주석의 애칭인 '시다다(習大大·시진핑 아저씨)'를 빗댄 표현이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회담을 포함해 그동안 모두 6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다. 취임 이후 평균 5개월마다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셈이다.

한편 이날 정상회담 직후 시 주석 발언이 오역(誤譯)돼 알려지는 해프닝도 있었다. 주중 한국문화원이 처음 번역한 모두 발언 자료에는 시 주석이 "한·중 관계가 역대 최상"이라고 말한 것으로 돼 있었으나 우리 대사관이 최종 번역해 내놓은 자료에는 그 발언이 없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화원에 번역을 부탁했는데 의역하면서 일부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포토] 朴대통령, 시진핑과 회담 후 리커창 총리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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