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위대가 지난 27일 진수한 해상자위대 헬기 탑재 호위함 이름을 '가가'라고 붙인 것에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차대전 당시 일본의 주력 항공모함이었던 '가가(加賀)'와 발음이 똑같다는 게 이유다. 환구시보(環球時報) 등 중국 언론은 "일본 우익 세력이 강해지면서 군국주의를 연상시키는 군함이 살아 돌아왔다"고 비판했다. 왜 중국은 '가가'라는 이름에 이토록 거부 반응을 보이는 걸까.
대만 언론매체 왕보(旺報)에 따르면, 중국인들은 과거에 가가를 '악마함(惡魔艦)'이라 칭했다. 2차대전 당시 일본엔 '아카기(赤城)' '히류(飛龍)' 등 항모가 여럿 있었지만, 그 가운데서도 가가가 중국 침략에 주로 투입됐기 때문이었다.
가가가 처음 출전한 것은 1932년 중국과 일본이 상하이 부근에서 군사적으로 충돌한 '128사변(상하이 사변)'이었다. 세계 해전사에서 항공모함이 실전에 참가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이후에도 가가는 1937년 중일전쟁의 시초가 된 '루거우차오(盧溝橋) 사변' 등 중국과의 전투에 주로 참여했다. 가가는 1941년 하와이 진주만 공습에 참여한 이후 1942년 미 해군이 태평양에서 일본을 상대로 처음 승리한 미드웨이 해전에서 침몰했다.
두 배는 이름만 같은 것이 아니다. 길이도 248m로 정확히 일치한다. '신세대' 가가는 명목상 헬기 탑재 호위함이지만, 유사시엔 수직 이착륙 스텔스 전투기 F35B를 탑재해 구세대 가가처럼 항모로도 사용할 수 있다. 한편 일본 당국은 "가가는 이시카와(石川)현의 옛 이름이자 현재 이시카와현에 있는 도시 이름을 딴 것으로, 4개 후보 가운데 나카타니 겐 방위상(한국의 국방부 장관)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