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민이 5% 넘는 '다문화 도시' 전국 12곳

    입력 : 2015.08.28 03:00

    [대한민국, 인종지도가 바뀐다] [1] 77개市 외국인 현황 분석

    송도 무슬림 마을… 연남동 華僑거리… 서초동 프랑스 미식街…
    한국에 174만명, 인구의 3.4%

    영국계 엔지니어링 회사 직원인 크리스 데이비드(27)씨는 7년 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에 기술자로 파견 왔다. 그는 오후 6시 퇴근하면 일주일에 서너 번은 옥포동에 있는 영국식 술집 펍(pub)을 찾아 영국인 친구들과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 데이비드씨는 "영국에서도 퇴근 후 펍을 찾았고 거제도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살고 있다"며 "거제에는 영국 사람이 많고 식당이나 술집, 마트에서 영어로 소통이 가능해 불편함을 느낀 적이 없다"고 했다.

    데이비드씨처럼 거제에 사는 외국인은 1만6352명으로 전체 주민(24만8287명)의 6.6%를 차지한다. 학계에서는 이 비율이 5%를 넘으면 다문화 사회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 행정자치부가 지난달 발표한 '2015년 외국인 주민 현황'에 따르면 한국에 사는 외국인은 174만1919명으로 전체 인구의 3.4%다. 하지만 전국 77개 시(市) 단위 기초자치단체별로 분석한 결과 거제시를 포함해 12곳은 이 비율이 이미 5%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5% 이상인 시 지도

    이 12곳 중 10곳은 대부분 경기도에 있는 경공업 중심 도시(안산·시흥·포천·화성 등)로 동남아 출신 근로자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었다. 유럽·호주 출신 엔지니어 등 화이트칼라가 주축이 돼 외국인 타운을 형성한 곳은 거제시가 유일했다. 실제 거제에는 데이비드씨 같은 외국인들이 유럽식 라이프 스타일을 이식한 모습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외국인들은 주말이면 거제 앞바다에 요트를 띄우고, 럭비와 크리켓을 즐긴다. 서울에서 볼 수 없는 유럽식 수제 소시지도 흔하게 맛볼 수 있었다. 거제 옥포동 외국인 거리에서 영업 중인 펍과 외국 음식점은 약 100개에 달한다. 2010년 9235명이었던 거제의 외국인은 지난 5년 사이 2배 가까이 늘었다.

    외국인 비율이 5%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전국 평균(3.4%)을 넘어 다문화 사회 진입을 눈앞에 둔 시(市)도 19곳이었다. 대표적인 곳이 거제에서 북동쪽으로 30여㎞ 떨어진 김해시(4.4%)다. 김해 동상동·서상동 번화가에는 주말마다 전국에서 동남아 출신 외국인 3000여명이 몰려든다. 김해 사람들은 이 거리를 '제2의 이태원'이라 부른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이 174만명(전체 인구의 3.4%)을 넘어 다문화 사회의 문턱에 다가서면서 외국인 마을도 전국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국내 거주 외국인 174만1919명 중 45만7806여명이 사는 서울은 외국인들이 곳곳에 특색 있는 타운을 만들면서 다양한 색을 가진 도시가 됐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과반(54.7%)을 차지하는 중국인들은 서울 연남동·대림동·자양동에 '세미 차이나타운'을 형성해 살고 있다. 연남동엔 화교(華僑), 대림동엔 조선족과 한족(漢族), 자양동엔 중국인 유학생들이 모여든다. 서울에 사는 프랑스인 4명 중 1명이 사는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은 서울의 미식(美食) 트렌드를 이끄는 '테이스티(tasty) 로드'가 됐다. 전통적 외국인 거리로 꼽혀온 이태원도 주(主)도로 남쪽과 북쪽으로 분화해 백인은 북쪽에, 동남아인·흑인은 남쪽에 모여 살고 있다. 용산구 동부이촌동 일대에는 일본인 1500여명이 산다. 동부이촌동 거리에는 이들이 전파한 정통 이자카야(居酒屋·일본식 선술집)가 들어섰다.

    지방에도 세계인 마을이 들어서고 있다. 인천 송도에는 무슬림 중고차 바이어들이 드나들면서 이태원 못지않은 이슬람 문화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송도유원지 주변에만 이슬람 예배소가 두 곳이나 자리 잡았다. 예배소를 중심으로 파키스탄·터키 등 무슬림 음식점도 들어섰다. 경기도 안산·수원·화성·시흥·부천·평택·성남 등 경공업 지역에는 동남아 출신 근로자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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