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의 대학인들이 신라 고도(古都) 경주에 모였다. 지난 24일 경주에서 세계실크로드대학연맹 창립총회가 막을 내렸다. 해상 실크로드의 시작점인 포르투갈의 코임브라대, 마르코 폴로 '동방견문록'의 출발지인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대를 비롯해 그리스·터키·몽골·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오만 등 22개국 34개 대학에서 총장과 교수·학생 등 400여명이 왔다.

"실크로드 정신은 민족과 나라 간 교류와 협력입니다. 하지만 근래 우크라이나 사태와 아프가니스탄 내 IS(이슬람국가)처럼 다른 민족과 나라를 공격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지성적인 젊은이들이 나서 실크로드 정신을 이어가며 해결해야 합니다."

세계실크로드대학연맹 사무총장인 황성돈(왼쪽서 셋째) 교수가 지난 5월 오만을 방문해 알리 빈 사우드 알비마니(그 오른쪽) 술탄 카부스 대학 부총장과 실크로드 지도를 펼쳐 들어 보이고 있다.

초대 사무총장을 맡은 황성돈(57) 한국외대 행정학과 교수는 "실크로드 지역의 대학이 손잡고 실크로드에 관한 커리큘럼을 만들자는 공감대를 이뤘다"고 했다. 외대는 올 들어 '실크로드학 개론'이란 수업을 시작했다. 황 교수는 "각 대학에서 수업을 개설하고 커리큘럼을 표준화해 학점 교류 과목으로 발전시키고, 인터넷 수업 교류도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 간 문화 교류와 육·해상 실크로드 종주도 계획됐다.

황 교수는 2009년 평택서 열린 '실크로드시장단(市長團)포럼'에 모인 100여명의 외국 시장과 관계자를 위한 자문역으로 초청됐을 때 '실크로드대학연맹'을 구상했다. 이 꿈이 지난 21일부터 59일간 열리고 있는 '실크로드 경주 2015' 문화 축제를 준비한 경상북도의 제안으로 결실을 맺었다. 황 교수가 참가 대학을 모집하기 위해 130여개 대학에 초청장을 보내고, 올봄 3개월간 20여개 주요 대학을 직접 돌았다.

"이집트 카이로대학, 이란 알라메 타바타이대학 등 만난 대학의 관계자마다 '중국도 아니고 한국, 그것도 경주라는 작은 도시에서 왜 실크로드 행사를 여느냐'고 묻더군요. 이렇게 대답했죠. '신라 유물에 지중해에서 온 유리잔이 있다. 신라는 1000년 전에 해양 실크로드를 통해 페르시아와 만났다. 그리고 찬란한 문화를 이뤘다'고. 다들 납득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