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만 하루 넘기고도 회담 결과 발표 못해, 연이틀 밤샘 협상

입력 2015.08.24 05:56 | 수정 2015.08.24 17:30

23일 오후 3시 30분 시작한 2일째 남북 고위 정상급 회담이 만 하루 넘게 이어지고 있다.

남북은 23일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연이틀 고위급 접촉을 갖고 북한의 지뢰와 포격 도발로 촉발된 군사적 긴장 상황을 풀기 위한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지만 24일 오후 5시 30분까지 협상 결과를 발표하지 못했다. 양측은 오늘 다시 회의를 열어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밤샘 마라톤 회동… 24일 오후 5시 30분 기준 아직도 협상 안 끝나

남북은 지난 22일 오후 6시 30분부터 9시간 45분간 협상을 벌였다가 정회(停會)한 뒤 23일 오후 3시 30분부터 접촉을 재개했다. 그러나 마라톤 회담에서 ‘지뢰 도발 사과’와 ‘대북 확성기 방송 문제’ 등 현안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하자, 정회한 이후 다시 날짜를 잡아 회담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에는 우리 측에서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북측에서는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참여했다. 배석자는 없었다.

이틀째 협상에서도 남북은 사태 해결의 접점을 찾는 데 난항을 겪었다. 북측은 이날도 ‘포격은 물론 지뢰 설치도 우리가 한 것이 아니다. 증거도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오리 발 내밀기 전술을 구사한 것이다. 이에 대해 남측은 ‘사과·재발 방지 없이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중단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북한은 이날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아도 ‘협상’을 깨진 않았다. 주변국 반대를 무릅쓰고 북한이 취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협상 결렬 책임론’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북측 대표들은 ‘겨레와 민족의 미래와 관련된 큰일들을, 큰 틀에서 해 나가자’며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 교류 사업들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어렵사리 대화가 재개된 만큼 협상의 끈을 계속 유지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 일각에서는 “남북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북한이 DMZ와 그 후방에 배치한 병력을 뒤로 물리고 남한은 군사 대비 태세를 낮추는 데 합의한 뒤 협상을 계속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초 북한은 21일 오후 김관진 안보실장과 김양건 당 비서 간 접촉을 제안했지만, 남북이 한 차례씩 수정 제안을 교환하면서 ‘2+2’ 회담으로 결정됐다.

한편 2일 연이어 협상 시작 시간이 예정보다 30분씩 늦어지면서 북한이 이른바 ‘평양시’를 고집해 협상시간이 늦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광복절인 지난 15일, 기존 표준시보다 30분 늦은 '평양시'를 발표했다. 일제 시대 일본이 한국 표준시를 일본과 맞췄기 때문에 현재 사용하는 표준 시간은 정확하지 않아 30분을 늦춰야 한다는 것이었다.

북한, 우리 호칭 ‘대한민국’에서 다시 ‘괴뢰’로

또 회담 기간 중 북한이 우리를 표현한 방식 변화도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은 22일 남북 고위 당국자 판문점 접촉을 보도하면서 보수정권 출범 이후 처음으로 '대한민국'이라는 공식 국호를 썼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현 사태와 관련하여 대한민국 청와대 국가안보실 김관진 실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판문점에서 긴급 접촉을 가진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 이후 한국 정부를 주로 ‘꼭두각시’를 뜻하는 괴뢰라 불러왔다. 미국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는 정부란 의미다. 기분이 내키면 ‘남조선’이라 호칭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북한 매체들은 23일 다시 호칭을 바꿨다. 예를 들어 조선중앙TV는 23일 오후 5시(평양시 기준) 뉴스에서 다시 대한민국 대신 ‘괴뢰’라는 표현을 썼다. “‘괴뢰군’의 무모한 군사·정치 도발로 조선 반도에 긴장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조선중앙TV 기자들은 군복을 입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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