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3일 베이징 시계가 오전 10시를 지나면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대포 56문이 예포 70발을 발사한다. 중국 56개 민족이 항일(抗日)전쟁 승전 70주년을 축하한다는 의미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톈안먼 성루에서 "역사를 거울삼아, 미래로 나가자"는 취지의 개막 연설을 하면 열병 부대 1만2000여명이 톈안먼 광장을 향해 진군한다. 40여 종류 500여개 무기와 10여개국 해외 의장대가 동참한다.

핵미사일과 첨단 전투기, 최대 규모 공개

중국은 23일 톈안먼 일대를 완전 봉쇄하고, 실제 열병식 수준의 예행연습을 했다. 톈안먼 상공에는 공중조기경보기를 선두로 전폭기가 삼각 편대를 이뤄 비행했다. 승전 70주년을 상징하기 위해 헬기 편대는 창공에 '70'이란 숫자를 만들며 날았다. 이날 각계 인사 3만5000여명이 참관한 예행연습만 보더라도 이번 열병식은 '최대 규모' '최첨단'이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 공식 리허설에는 전투기 2대 앞에서 비행 중인 공중급유기(왼쪽 사진)와 미사일 탑재 차량(가운데 사진) 등 육·해·공을 아우른 다양한 최신 무기가 등장했다. 이날 리허설에는 총 1만여명의 병사와 500여대의 군사 장비, 200여대의 군용기가 동원됐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 4일 열병식 훈련에서 중국 여군들이 정복을 입고 나란히 정렬한 모습.

신화통신은 "역사상 가장 많은 전략 미사일을 전시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건국 70주년 열병식 때는 5종류·108기를 공개했지만, 이번에는 7종류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미사일 숫자는 150기를 넘을 전망이다. 매체는 "장·중·단거리 핵미사일과 신형 미사일을 모두 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최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41'과 항모 킬러로 불리는 '둥펑-21D', 핵잠수함에서 발사하는 '쥐랑(巨浪)-2' 등을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차세대 공중 전력(戰力)도 대거 등장한다. 2009년에는 전투기를 151대 동원했지만, 이번에는 200여대가 톈안먼 상공을 수놓는다. 신화통신은 "공중경보기, 공중급유기, 전폭기, 전투기, 함재기, 헬기 등 모든 항공 전력이 총출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열병식을 담당하는 취루이(曲叡) 총참모부 작전부 부부장은 "열병식에 등장하는 무기는 100% 중국산이며 이 중 84%가 신무기"라고 밝혔다.

6·25 참전 부대는 없어

이번 열병식에 6·25 전쟁 참전 부대는 참가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신화통신은 이날 "팔로군 115사단, 진찰기(晋察冀) 군구, 동북항일연군교도여단, 신사군 1사단, 신사군 1지대, 팔로군 129사단, 팔로군 120사단, 경애(瓊崖) 종대, 산동 군구, 섬감녕진수(陝甘寧晋綏) 연방군 등 10개 항일 부대의 깃발이 등장한다"고 말했다. 모두 일본군과 싸웠던 공산당 주력 부대다. 동북항일연군 일부가 후일 6·25에 투입됐지만, 이 부대를 6·25 부대로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가 많다. 항일전쟁에 참전했던 노병들은 2대 부대를 구성해 차량을 타고 열병에 참가한다. 평균 나이는 90세다.

장군은 살 빠지고, 여군은 물집이 훈장

23일 열병식 리허설에서 중국 헬기 편대가 승전 70주년을 상징하기 위해 창공에서 숫자‘70’을 만들고 있다.

북경신보는 이날 "열병식에 참가하는 장군 50여명은 체중이 평균 5㎏씩 빠졌다"고 말했다. 3개월 전부터 장군도 일반 병사와 똑같이 먹고 자며 열병식 준비를 했다는 것이다. 평균 나이가 53세이지만 '훈련 열외'는 없었다고 한다. 매체는 "장군들은 지구력을 키우기 위해 발목에 무거운 것을 차고 일상생활을 한다"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여군 의장대는 물집을 훈장처럼 달고 다닌다"며 "절도 있는 행진을 위해 매일 뙤약볕에서 8시간씩 훈련한다"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이번 열병식이 이전과 다른 6가지로 ▲전승절에 처음 개최 ▲항일 부대 참가 ▲참전 노병 참여 ▲비행 편대 재구성 ▲외국 의장대 동참 ▲장군 50여명 동원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