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대표, 확성기 방송 중단에 '올인'… 김정은이 "꼭 해결하라" 지시한 듯

조선일보
  • 이용수 기자
    입력 2015.08.24 03:00

    [南北 고위급 접촉]

    22일부터 남북 고위급 접촉에 나선 북측 대표단은 협상 내내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에 모든 것을 건 듯한 모습이었다.

    정부 당국자는 23일 "북측은 방송 재개의 원인이 된 '지뢰 도발'에 대해선 언급을 회피하면서 '무조건 방송 중단'만을 요구했다"고 했다. 우리 측이 "지뢰 도발 선(先)사과"를 요구했지만 북은 요지부동이었다.

    특히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는 접촉 과정에서 "방송만 중단하면 민족의 미래가 열릴 것"이란 취지의 말을 여러 차례 했다고 한다. 안보부서 관계자는 "황병서와 김양건은 '대북 확성기 문제를 확실히 해결하라'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를 받고 내려온 것 같았다"고 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과거 회담의 경우 양측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북한은 예외 없이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곤 했는데 이번에 그러지 않고 있다"며 "확성기 방송 중단을 관철하겠다는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얘기로, 더 지켜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북이 줄다리기 협상 끝에 어떤 식으로든 절충점을 찾으려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은 '남북이 최근 불미스러운 충돌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상호 노력한다'는 식의 두루뭉술한 합의문을 기대할지도 모른다"며 "이를 '유감 표명'으로 해석해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자고 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 고위 당국자는 "좌파정부 시절 남북관계에서 되풀이됐던 '도발→협상→보상'이란 악순환의 고리를 이번 기회에 끊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하다"며 "북측의 납득할 만한 조치도 없이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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