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 사과를" "확성기 중단" 이틀 밤샌 南北

입력 2015.08.24 03:00

-일촉즉발 상황서 '2+2' 협상
의견대립·정회·재개 계속
北, 기존주장 반복했지만 '협상의 판' 깨지는 않아
"양측 또다시 정회한 후 재개 날짜잡는 방안 논의"

남북은 23일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이틀째 고위급 접촉을 갖고 북한의 지뢰와 포격 도발로 촉발된 군사적 대치를 풀기 위한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다. 남북은 전날인 22일 오후 6시 30분부터 9시간 45분간 협상을 벌였다가 정회(停會)한 뒤 23일 오후 3시 30분부터 접촉을 재개했다. 그러나 이날 밤늦게까지 이어진 협상에서도 '지뢰 도발 사과'와 '대북 확성기 방송 문제' 등 현안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하자, 정회한 이후 다시 날짜를 잡아 협상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에는 우리 측에서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북측에서는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참여했다. 배석자는 없었다.

지난 22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우리 측 대표인 김관진(오른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오른쪽에서 둘째) 통일부 장관, 북측 대표인 황병서(왼쪽) 인민군 총정치국장, 김양건(왼쪽에서 둘째) 통일전선부장이 접촉을 갖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우리측은 김관진 안보실장·홍용표 통일장관, 北은 황병서 총정치국장·김양건 노동당비서 - 지난 22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우리 측 대표인 김관진(오른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오른쪽에서 둘째) 통일부 장관, 북측 대표인 황병서(왼쪽) 인민군 총정치국장, 김양건(왼쪽에서 둘째) 통일전선부장이 접촉을 갖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네 사람은 23일 오후에도 남북 고위급 접촉을 이어갔다. /통일부 제공
이틀째 협상에서도 남북은 사태 해결의 접점을 찾는 데 난항을 겪었다. 북측은 이날도 '포격은 물론 지뢰 설치도 우리가 한 것이 아니다. 증거도 없지 않으냐'라는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남측은 '사과·재발 방지 없이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중단할 수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정부 관계자는 "출발점에서부터 서로 엇갈리면서 다른 현안 타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북한의 사과 문제가 해결된다면 교류협력 사업들이 일사천리로 합의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북한은 이날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아도 '협상'을 깨진 않았다. 그럴 경우 주변국 반대를 무릅쓰고 북한이 취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다. '협상 결렬 책임론'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북측 대표들은 '겨레와 민족의 미래와 관련된 큰일들을, 큰 틀에서 해 나가자'며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 교류 사업들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어렵사리 대화가 재개된 만큼 협상의 끈을 계속 유지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 일각에서는 "남북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제한된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북한이 DMZ와 그 후방에 배치한 병력을 뒤로 물리고 남한은 군사 대비 태세를 낮추는 데 합의한 뒤 협상을 계속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초 북한은 21일 오후 김관진 안보실장과 김양건 당 비서 간 접촉을 제안했지만, 남북이 한 차례씩 수정 제안을 교환하면서 '2+2' 협상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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